[집중 분석] 美 대선주자 한반도·외교 정책 비교
“北 활용 업적 쌓기” “핵 축소 조건 만남”“주한미군 감축 경고” ‘동맹 갈취 않겠다’
“中 때리기 지속” “협력·압박 강온 전략”
사전투표 9300만명 돌파
미국 뉴욕주 뉴욕시의 한 투표소에서 1일(현지시간) 조기 현장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현재 9300만명 이상이 우편투표와 조기 현장투표로 사전투표를 마친 것으로 집계돼 대선 총투표율이 역대급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 게티/AFP 연합뉴스
뉴욕 게티/AFP 연합뉴스
대선 이후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은 조 바이든 후보에 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에 다소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내세우며 재선되면 북한과 신속히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16일 내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 협상을 할 수 있다며 협상 재개 시점까지 언급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선거 제약이 없어졌기에 정치적 유산을 남긴다는 목적에서 북한 문제를 활용할 수 있다”며 “미국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을 정도로 김 위원장이 양보한다면 대화를 재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바이든의 대북 정책에 호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고 외교안보 라인을 편성하는 데 6개월에서 1년은 보낼 수 있기에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 기조로 북한 문제 개입을 꺼려하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할 기회를 줬다는 인식도 갖고 있기에 북미 대화를 아예 외면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바이든 캠프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북한을 수수방관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북한과 내용 없는 합의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 협상과 관련, 지난 4월 양국 협상 대표단이 잠정 합의한 분담금의 전년 대비 13% 인상안을 거부한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이후 주한미군 감축을 경고하며 분담금 인상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이 추진해 온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도 속도를 내면서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도 본격적으로 꺼낼 가능성도 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30일 한국 언론 기고문에서 ‘우리의 군대를 철수하겠다는 무모한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지 않겠다’며 주한미군 감축과 분담금 인상을 연계하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담금 인상을 ‘동맹 갈취’로 규정한 만큼 인상 압박 역시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때리기’를 지속할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는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 자유무역과 기후변화 등에선 중국과 협력하고 기술표준과 인권에 대해선 중국을 압박하는 강온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미국 내 반중 정서가 강한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도 중국에 약하게 나갈 순 없을 것”이라면서도 “기후변화 등 바이든 후보가 추진하는 다자주의 정책은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기에 ‘중국 때리기’의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20-11-03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