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철인3종협회 강등 면하자,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휴” 안도의 한숨

대한철인3종협회 강등 면하자,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휴” 안도의 한숨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0-07-29 14:50
수정 2020-07-2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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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제37차 이사회를 열고 대한철인3종협회에 대해 준가맹단체로 강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 폭력 피해 선수들을 비롯해 동호인, 부모 등 30여명이 29일 오전 8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앞에서 모여 “살려주세요”라는 구호가 써진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대한체육회가 제37차 이사회를 열고 대한철인3종협회에 대해 준가맹단체로 강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 폭력 피해 선수들을 비롯해 동호인, 부모 등 30여명이 29일 오전 8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앞에서 모여 “살려주세요”라는 구호가 써진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 사망 사건 이후 대한체육회가 이사회를 열고 대한철인3종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대한체육회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제36차 이사회를 열고 긴급 안건으로 대한철인3종협회를 관리 단체로 지정하는 안건을 심의했다. 대한철인3종협회 기존 임원은 모두 해임하고 대한체육회가 구성하는 관리위원회가 대의원·이사회 등 협회 실무를 운영한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대한철인3종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거나 준회원 가맹단체로 강등하거나 회원단체에서 제명하는 안도 선택지로 함께 놓고 심의했다. 이 경우 체육회 인정단체인 대한철인3종협회가 준가맹단체로 강등되면 인건비, 경기력 향상지원금이 크게 줄어들며 그 피해가 선수들에게 갈 가능성이 컸다.
대한체육회 이사들이 29일 제23차 이사회를 열기 전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죽음을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대한체육회 이사들이 29일 제23차 이사회를 열기 전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죽음을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 경주시청 가해자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선수들과 부모들, 전국 각지에서 훈련하고 있는 실업팀, 동호인 등 30여명은 이날 오전 8시쯤 이사회가 열리는 올림팍파크텔 앞에 모여 “살려달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선수들은 “운동할 기반이 사라져 당황스럽다. 최숙현 선수의 죽음, 국회에서 피해 선수들이 용기를 내서 증언한 의미가 모두 사라지게 된다”며 “피해를 입은 선수들을 두 번 죽이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김예지 미래통합당 의원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대한철인3종협회가 준가맹단체로 강등될 때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받을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박석원 철인3종협회 회장이 사퇴한 뒤 회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오장환 부회장은 이날 이사회에 소명 자료를 제출하기 전 선수들을 만나 “동호인이자 선배로서 미안하다”고 말했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를 만나 악수를 나눴다. 대한체육회는 이사회 시작에 앞서 이 회장이 사과하는 모습과 큰 글씨로 ‘통렬하게 반성하겠다’는 자막이 담긴 영상을 틀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23차 대한체육회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들 앞에서 대한철인3종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됐고, 준가맹단체로 강등되지 않았다고 발표하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23차 대한체육회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들 앞에서 대한철인3종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됐고, 준가맹단체로 강등되지 않았다고 발표하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이사회가 끝난 뒤 이 회장은 “철인3종협회를 체육회 관리 단체로 지정하기로 했다. 고 최숙현 선수 사안으로 인해 (폭행 사건 등의) 책임 소재를 더 분명히 하자는 의미”라며 “선수에게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서 관리 단체로 지정해 철인3종협회 내부의 문제점을 소상히 살피고 정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준가맹단체가 되면 선수들이 여러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의 진로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를 자성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올해가 대한체육회 100주년이다. 조직 문화를 바꿔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며 체육회가 자체적으로 내놓을 엘리트 체육 폭력 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논의하고 있다.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

이사회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선수들과 부모들은 “준가맹단체로의 강등이 불발됐다”는 결과를 듣고 “다행”이라며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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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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