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94% “어른이 온라인 수업 도와줘요”…‘온라인 개학은 학부모 개학’

초등생 94% “어른이 온라인 수업 도와줘요”…‘온라인 개학은 학부모 개학’

이근아 기자
입력 2020-04-26 16:46
수정 2020-04-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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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설문 통해 본 온라인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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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 원격수업 첫날 ‘다른 풍경’
초등 저학년 원격수업 첫날 ‘다른 풍경’ 코로나19 확산으로 20일 초등학교 1~3학년 학생이 온라인 개학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 가정에서 초등 3학년 딸을 둔 엄마가 노트북을 켜고 자녀의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급한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뒹굴뒹굴하고 있다.
뉴스1
초등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개학’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초등학생 104명(저학년 59명·고학년 4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94.2%의 초등학생은 어른의 도움을 받아 수업을 듣고 있었고, 이 중 36.5%는 “옆에 어른이 있을 때만 수업에 집중이 된다”고 답했다. ‘온라인 개학=학부모 개학’이라는 우려가 설문을 통해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초등생 10명 중 3명 “어른 도움 받을 때만 집중”설문에 따르면 온라인 수업 때 옆에서 도와주는 어른이 없다는 응답은 5.8%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52.9%)이 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었고 복지관·아동센터 등 선생님(34.6%), 할머니나 이모 등 친척(4.8%)이 도와준다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1학년 김유빈(가명)군의 부모는 “아직 어려서 집중도 문제지만 수업 준비부터 피드백까지 미숙한 부분이 많아 보호자 도움 없이는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온라인 수업은 아이들의 이해도와 집중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초등학생 10명 중 3명(36.5%)은 어른이 옆에서 도와줄 때만 수업에 집중이 된다고 답했고, 집중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7.7%였다. 온라인 수업이 어려워 이해가 잘 안 된다는 응답도 42.3%에 달했다. 이지훈(가명·5학년)군은 “모르는 부분을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바로 질문할 수 없어 답답하다. (오프라인) 개학을 하면 온라인으로 배운 부분을 다시 정리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공교육보다 가정돌봄 등 주변 어른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었다. 담임선생님에게 쪽지 등을 통해 물어본다는 응답은 8.7%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51.9%)은 부모에게, 23.1%는 복지관 선생님 등에게 학습 내용과 관련한 질문을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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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e학습터 언제 접속돼?’
‘엄마, e학습터 언제 접속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개학’ 중인 20일 서울시내 한 가정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엄마와 함께 e학습터 접속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초등 1∼3학년 137만여명이 3차 온라인 개학을 시작해 전국 초·중·고교생 535만명이 모두 원격수업을 받게 됐다. 2020.4.20 뉴스1
아이 챙겨야 하는 어른들도 진땀어른들도 진땀을 뺀다. 수업 내내 아이들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긴급돌봄이 필요한 20여명의 아이를 돌보는 부산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1대1로 학습 지원을 해야 해서 온라인 학습 시간에는 직원들이 원래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아이들도 휴식과 수업 시간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지루해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초등학생 10명 중 7명(77.9%)은 “빨리 오프라인 개학을 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당분간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수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자체나 공공기관 등의 자원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한전복 복지사업본부장은 “복지관 등의 온라인 개학 긴급지원 자원은 저소득가정, 한부모가정 아동에게만 제공되고 있다”며 “일반 아동도 긴급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공공기관 등이 문을 열어 줘야 하고 초등학교에서 진행하는 긴급돌봄도 적극적으로 이용하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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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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