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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임기 무제한 전권 달라”… 당 장악 ‘무기’ 없어 험로 예상

김종인 “임기 무제한 전권 달라”… 당 장악 ‘무기’ 없어 험로 예상

이근홍, 이하영 기자
입력 2020-04-22 22:38
업데이트 2020-04-23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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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카드’ 전망

“상품 나쁘면 상표 바꿔야” 당명 개정 예고
‘킹메이커’ 金 대선정국까지 주도권 의지
심재철 대행 만나 “이르면 23일 답 줄 것”
김무성 등 비박 10여명 만찬서 의견 모아


‘지휘봉’ 잡더라도 당 체질개선 등 난제
“전권 안 된다” “희생양 걱정”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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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연합뉴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당 수습을 위한 구원투수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기까진 험로가 예상된다. 당장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당의 요구를 수락할지부터, 총선이 끝난 상황에 마땅한 ‘제어 수단’이 없는 외부인사가 어떻게 당의 체질 개선을 이뤄 낼지 등 난제가 산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22일 라디오에 출연해 ‘임기 무제한·전권 비대위’를 요구했다. 그동안 통합당 비대위원장에 ‘관심 없다’며 선을 그었던 것과는 달리 다시 당에 들어갈 경우 ‘킹메이커’로서 대선 정국까지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고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에게 기한 없는, 다음 대선을 치를 수 있는 토대까지 마련하는 전권이 필요하다”며 “‘다음 대선을 어떻게 끌고 갈 거냐’ 하는 준비가 철저하게 되지 않고서는 비대위를 만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시내 모처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위원장은 이르면 23일 답을 주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전 위원장은 한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상품이 나쁘면 상표도 바꿀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당명 개정을 예고했다.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10여명의 전·현직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은 만찬을 갖고 김종인 비대위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 전 위원장이 지휘봉을 잡는다고 해서 모든 우려가 불식될지도 미지수다. 이미 총선이 끝난 상황인 만큼 비대위원장에게는 선거 전의 공천권처럼 현역 의원들을 제어할 만한 마땅한 무기가 없다. 일부 중진들이 비대위 출범 후에도 지속적으로 조기 전당대회를 언급할 경우 ‘김종인호(號)’의 무게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3선 고지를 밟은 김상훈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로 가는 건 좋지만 대선까지 전권을 갖겠다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비대위는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등 당을 위해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늦어도 연말 내에는 새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인명진 전 위원장은 “(통합당이) 자기들이 잘못한 것을 희생양을 데려다 덮어씌워서 위기를 모면하려는 일시적인 방편”이라며 “비대위원장이란 게 공천권을 쥐었다든지, 대권 후보가 됐다든지, 이럴 때 힘이 있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이 통합당에 가서 혹시 봉변당하는 건 아닌지 굉장히 걱정된다”고 했다.

선거 패배 후 관성적으로 비대위를 꾸리는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참패의 원인, 보수당의 현실, 가치와 미래방향에 대한 토론도 제대로 해 보지 않고 남에게 계속 당을 맡기기만 하면 미래가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20-04-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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