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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조기 정상화 논쟁…“점진적 재개” vs “제2의 물결 닥칠것”

미, 조기 정상화 논쟁…“점진적 재개” vs “제2의 물결 닥칠것”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4-13 16:07
업데이트 2020-04-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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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다음에 재개 시작할 수도”, 바이든 “정부 준비 안 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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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일일 정례 브리핑하는 트럼프
코로나19 일일 정례 브리핑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일 정례 브리핑에서 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행한 ‘셧다운’(봉쇄)을 언제 해제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5월1일을 경제 정상화 시점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이 주춤하는 양상을 보여 경제 재가동 논의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5월1일 경제활동을 “섣불리” 재개했다가는 “제2의 물결”이 닥칠 것이라는 신중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 파우치 “다음달 재개 시작할수도…단계적 재개 필요”

미국은 13일 현재 확진 56만명, 사망 2만2천115명을 기록 중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의 4분의 1 이상, 사망자의 5분의 1 이상이 미국에서 나왔다. 여전히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해 여기저기서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확산세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의 발언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과학적이지 않은 발언과 접근을 조목조목 반박해오던 파우치 소장은 12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언제 코로나19로 인한 규제가 해제되기 시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것이 적어도 어떤 면에서는 아마 다음 달에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시행 중인 다양한 규제 조치들을 한꺼번에 중단할 수는 없다면서 지역별로 발병 상황에 따라 점진적 또는 단계적인 (경제 활동) 재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품의약국(FDA)의 스티븐 한 국장도 ABC 방송 인터뷰에서 5월 1일이 경제를 재개할 좋은 목표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목표이고, 분명히 우리는 그 목표에 대해 희망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나는 그것을 말할 수 있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우리는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본다”고 말했다.

미국 내 최대 피해 지역인 뉴욕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경제 재개와 관련해 사업체·점포와 학교가 동시에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교가 보육시설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학교도 문을 열어야 부모들이 일하러 갈 수 있다는 것이다.

◇ “5월1일은 너무 일러”…바이든 “경제 재개 준비 안 돼 있어”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분명하다.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평가연구소(IHME)의 크리스토퍼 머리 소장은 CBS 방송 인터뷰에서 만약 5월 1일 경제 활동을 재개한다면 “제2의 물결(second wave)이 7월이나 8월에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리 소장은 발병이 최고조에 달한 것처럼 보이는 캘리포니아, 워싱턴과 같은 주도 접촉자 추적조사와 검사의 효과를 보장하려면 정점 이후 몇 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일부 주가 5월 중순까지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재개 이전에 주와 주 사이의 여행과 무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톰 잉글스비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 국장도 12일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해 “지나치게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기 경제 정상화’에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여러 사례에서 발병이 더 늘지 않는 ‘정체기’ 근처 국면에 있다면서도 “그것이 정점에서 하강이 빠르리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5월 1일 문을 여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CBS 방송에 나와 “만약 우리가 그 조치들을 바꾸거나 너무 빨리 회복하기 시작한다면 불에 휘발유를 뿌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두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미국이 경제 재개를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12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미국을 안전하게 다시 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정부는 그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그 계획은 당면한 의료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에서 시작해 백신의 광범위한 효용성과 투여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활동이 다시 확대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의 갑작스러운 재발에 병원과 보건 시스템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규확진자 수를 크게 줄여야 한다”며 “이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속하고, 최전선에 있는 이들이 필요한 물자·장비를 얻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이 당장 정상화되진 않을 것”이라며 “경기장·영화관에 앞서 사무실·상점 같은 곳을 먼저 하는 등 점차적인 복귀를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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