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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탐방예약제 첫날 200여명 ‘노쇼’…애꿎은 대기자만 피해

한라산 탐방예약제 첫날 200여명 ‘노쇼’…애꿎은 대기자만 피해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2-01 15:06
업데이트 2020-02-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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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판악·관음사 1천500명 예약자 중 입장률 85%…현장대기자 발동동성판악 탐방로 입구∼서귀포 방면 숲 터널 구간에 갓길 주·정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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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자연생활공원에 동백꽃이 활짝 피어 눈이 쌓인 한라산과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2020.1.21  연합뉴스
2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자연생활공원에 동백꽃이 활짝 피어 눈이 쌓인 한라산과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2020.1.21
연합뉴스
“한라산 등산을 포기한 탐방자는 사전에 반드시 예약을 취소해주세요.”

하얀 설원이 펼쳐진 1일 한라산을 찾은 등산객 수십 명이 허탈한 기분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라산 탐방 예약제 시범 실시 첫날인 이날 성판악 탐방로 입구와 관음사 탐방로 입구에서는 사전에 탐방 예약을 해놓고도 실제로 한라산 탐방로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가 대거 나타났다.

이날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의 조사 결과 이날 성판악 탐방로 예약 정원 1천명 중 963명(잠정)이 탐방에 나섰지만 37명은 탐방입장 마감시한인 낮 12시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또 다른 예약제 시행 코스인 관음사 탐방로에서는 예약정원 500명 중 320명(잠정)이 실제 등산을 했고 나머지 180명은 예약 취소를 하지도 않은 채 탐방 입장 마감 시각(낮 12시)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성판악·관음사 2개 탐방로에서 전체 예약자(1천500명) 중 실제 입장률은 85.5%(1천283명) 수준이다.

성판악과 관음사 탐방로에서 장시간 기다린 현장 대기자 217명이 한라산에 오를 수 있었지만 예약을 취소하지 않아 애꿎게 대기자들이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됐다.

전체 예약인원 가운데 예약을 사전에 취소해 현장대기자들이 혜택을 받은 경우는 수십명에 불과했다.

탐방 예약제 시행 첫날인 것을 고려하더라도 운영상 매끄럽지 않은 점들이 발견됐다.

단체로 예약을 한 탐방객들이 한꺼번에 들어가면서 탐방 예약 확인을 하지 않은 등산객이 섞여 입장하는 가하면, 입산 시 예약 확인 절차로 진행하는 QR코드 확인 과정이 오래 걸려 긴 대기 줄이 생기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손쉽게 잔여 예약인원을 확인해 현장 대기자들에게 더 많은 탐방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할 예정이고 또 노쇼 탐방객에게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 탐방 예약제 시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판악 탐방로 입구∼서귀포 방면 숲 터널 입구 516도로 구간에 불법으로 주·정차하는 차량이 탐방 예약제 시행 이전과 같이 여전히 있었다.

반면 성판악 탐방로 입구∼제주시 방면 교래삼거리 516도로 구간은 갓길 주차가 대폭 줄어 탐방 예약제 시행 효과가 나타난 듯했다.

도는 이들 2개 구간에 대해 3일부터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정하는 행정예고를 하고 계도 활동을 벌인 후 5월 1일부터는 과태료 부과 등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한라산 등산로는 어리목(6.8㎞), 영실(5.8㎞), 성판악(9.6㎞), 관음사(8.7㎞), 돈내코(7.0㎞) 등 5개다.

이 중 현재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성판악과 관음사 2개뿐이다. 나머지 3개 코스는 모두 남벽 분기점까지만 등산이 가능하다.

등반이 허용되는 하루 탐방 인원수는 성판악 1천명, 관음사 500명이다. 단체는 1인이 10명까지만 예약할 수 있다.

예약은 당일 입산 가능 시간 전까지 한라산 탐방로 예약시스템(http://visithalla.jeju.go.kr)과 전화로 선착순으로 가능하며, 잔여 예약인원만 현장 발권이 진행된다.

어리목과 영실, 돈내코 코스는 현재처럼 예약 없이도 등반할 수 있다.

한라산 탐방 예약제 시범 운영과 함께 도는 제주국제대 맞은편 부지에 총 14억9천여만원을 들여 한라산 탐방객 환승주차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환승주차장이 조성되면 탐방객들이 차를 주차장에 세운 후 대중교통으로 성판악 탐방로에 갈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도는 올해 시범 운영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효과 등을 확인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탐방 예약제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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