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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읽는 소리… 오케스트라 같은 AI

동작 읽는 소리… 오케스트라 같은 AI

한재희 기자
입력 2020-01-13 18:06
업데이트 2020-01-14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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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A ‘삼성전자 오디오랩’ 가 보니

TV·사운드바 등 음향 기술 개발 집약체
직원 절반 석박사 학위… 밴드 뮤지션도
CES 2020 음향 기술부문 유일한 혁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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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산하 음향 기술 전문 연구소(오디오랩)의 앨런 드반티어 상무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교외에 있는 연구소에서 음향 연구에 쓰는 마네킹을 가리키며 오디오랩의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산하 음향 기술 전문 연구소(오디오랩)의 앨런 드반티어 상무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교외에 있는 연구소에서 음향 연구에 쓰는 마네킹을 가리키며 오디오랩의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검은 커튼이 내려진 방에 10석 남짓 좌석이 있었다. 벽에 붙어 있는 다양한 구조물들은 집과 유사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설치됐다고 한다. 가구나 가전제품의 대용품이었다. 버튼을 누르자 커튼 너머의 두 대의 TV에서 똑같은 음악과 연설문이 번갈아 가며 나왔다. 둘 중에 “첫 번째 TV의 소리가 더 좋았다”고 말하니 관계자가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그게 삼성 T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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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랩 무향실 내부의 모습이다. 이 방은 외부의 소음이 유입되지 않는 데다 소리와 전자파의 반향이 완벽하게 흡수되도록 만들어졌다. 삼성전자 제공
오디오랩 무향실 내부의 모습이다. 이 방은 외부의 소음이 유입되지 않는 데다 소리와 전자파의 반향이 완벽하게 흡수되도록 만들어졌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 9일(현지시간) 방문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 교외의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산하 음향 기술 전문 연구소(오디오랩)는 삼성 음향기술의 집약체로 불린다. 오디오랩 임직원은 23명, 연구실의 규모는 1600㎡(약 484평)로 작지만 삼성전자 TV나 사운드바 등의 음향 기술 대부분이 이곳에서 협업해 탄생한다. 삼성전자가 TV와 사운드바 시장에서 세계 1위를 굳히고 있는 것도 오디오랩 덕이 크다.

직원의 절반 이상은 음향 관련 석·박사 학위가 있다. 8명은 엔지니어인 동시에 현재 밴드 활동을 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오디오랩이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것은 할리우드로 상징되는 미국 문화 산업의 중심이어서 이 같은 인재를 모으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디오랩은 최근 끝난 세계 최대의 ‘전자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도 빛을 발했다. 삼성은 CES에서 2020년형 QLED 초고화질(8K) TV를 선보였는데 여기에 오디오랩이 기여한 ‘OTS+’ 음향 기술이 탑재됐다. 인공지능(AI)이 영상 속 사물의 움직임을 인식해 음향을 내보내는 기술이다. 만약 자동차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면 8K TV에 내장된 6개의 스피커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따라가며 소리를 내서 마치 실제 현장에서 자동차의 움직임을 보고 듣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또한 TV와 사운드바의 스피커를 동시에 활용해 최적의 음향을 선사하는 ‘Q-심포니 기술’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일반적인 사운드바는 TV와 연결되면 TV 소리는 아예 없앤다. 하지만 ‘Q-심포니’ 기술을 통해 두 스피커를 모두 사용하니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풍부한 소리가 난다. 이 기술은 CES 2020에서 음향 기술로는 유일하게 최고 혁신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오디오랩의 앨런 드반티어 상무는 “이곳 사람들은 음악을 정말 사랑한다”면서 “앞으로도 모두의 신뢰를 받는 최고의 사운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0-01-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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