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뒷담화 즐기면서 정 많다는 한국인 혐한의 이유 108개

뒷담화 즐기면서 정 많다는 한국인 혐한의 이유 108개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0-01-02 20:54
업데이트 2020-01-03 01:4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서울증후군/기쿠가와 에리카 지음/라이시움/320쪽/1만 3800원

이미지 확대
읽는 내내 얼굴이 화끈거리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를 들킨 듯한 느낌이다. ‘서울증후군’은 한류에 빠진 일본 여성이 한국에서 5년 동안 살면서 혐한이 되기까지 과정을 108개 에피소드로 폭로한다.

친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들러붙는, 뒤에서 수군거리기 좋아하고 상대를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그러면서 세상에서 가장 정이 많은 사람은 한국인이라며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 불편하다. 더치페이 할 여지조차 주지 않는 한국 남성, 입으로는 여성 평등을 외치면서 데이트 비용을 남성에게 전가하는 한국 여성 등은 쓴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실생활에서 직접 겪은 사례로 한국의 고질적인 사회문제까지 짚어낸 부분은 통렬하다. 평소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으면서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매우 놀라고 이를 위정자의 탓으로만 돌린 채 일이 어떻게 마무리됐는지 관심도 보이지 않는 모습이라든가, 직업을 물려주는 일을 경시하면서도 정작 재벌가 대물림은 용인하는 행태, 한국의 겉치레 관혼상제와 어른이 돼서도 아이 다루듯 하는 부모와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식 등은 곰곰이 씹어 볼 만하다.

그러나 한국의 노숙자를 보고 “한국인은 독립심보다 의존심이 강하다”거나, 한국 음식에 관해 “마늘과 고춧가루로 범벅한 쓰레기”라고 평가절하하고, 한국인의 그릇된 성문화를 지적하면서 정작 일본 성문화에 관해서는 관대하게 여기는 식의 내용은 읽을 때 다소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20-01-03 36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