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 공개 거론… 한일 외교회담 앞두고 압박 극대화

입력 : ㅣ 수정 : 2019-08-20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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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한 日 경제공사 초치 안팎
외교부 “日, 오염수 처리 구체 입장 안 밝혀”
‘과거사 문제만큼 엄중 인식’ 메시지 효과
日 공사 “그린피스 주장, 日 공식입장 아냐”
고민 깊은 日 공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문제로 19일 초치된 니시나가 도모후미 주한일본대사관 경제공사가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내 승강기에 탄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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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 깊은 日 공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문제로 19일 초치된 니시나가 도모후미 주한일본대사관 경제공사가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내 승강기에 탄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한국 정부가 일본의 아킬레스건인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와 관련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3일 외교부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19일에는 주한 일본대사관 경제공사를 외교부로 불러(초치) 일본 정부의 입장을 묻는 구술서를 전달한 것이다. 오염수 방출 계획이 사실인지를 묻는 형식이지만 초치는 현안에 대해 따질 때 활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일본 정부에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 참석차 출국하기 하루 전 일본 공사를 초치함으로써 압박의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분석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숀 버니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14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국회 ‘탈핵 에너지전환 의원모임’(탈핵 의원모임)이 공동으로 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간담회에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숀 버니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14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국회 ‘탈핵 에너지전환 의원모임’(탈핵 의원모임)이 공동으로 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간담회에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도쿄전력 관계자가 프레스 투어에 참가한 한국 언론에 내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17.6.12  후쿠시마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지난 9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도쿄전력 관계자가 프레스 투어에 참가한 한국 언론에 내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17.6.12
후쿠시마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부터 한국 측과 수차례의 양자 협의를 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설명을 한 점은 평가한다”면서도 “일본 측이 아직 오염수 현황 및 처리 계획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일본 측은 지난 7월 한일 환경협력 공동위원회에서 한국 측이 오염수 처리 현황을 질문하자 “오염수 최종 처리 방안과 시기는 아직 검토 중이며, 오염수의 발생을 저감하고 저장 탱크 용량을 증설하는 노력을 병행 중이며, 국제사회에 지속 설명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일본 매체가 자국 정부와 기관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도 같은 내용의 주장을 하자 권세중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은 이날 니시나가 도모후미 주한 일본대사관 경제공사를 불러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정보 공개·공유를 요청했다. 주로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 초치가 일본 교과서 왜곡 등 문제로 이뤄진 점을 비춰 볼 때 이날 초치를 통해 한국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과거사 문제만큼이나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일본 측에 전달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니시나가 공사는 “그린피스의 주장은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공개 제기하고 여론 환기에 나서면서 일본 정부가 자제하도록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출 규제, 도쿄올림픽 보이콧 등과 연결될 수 있기에 이날 초치 자체가 일본에 압박이 될 수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9-08-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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