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협화음만 커지는 서울광장 퀴어축제

불협화음만 커지는 서울광장 퀴어축제

김성호 기자
입력 2019-05-14 18:30
수정 2019-05-15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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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부터 이틀간 성소수자 문화축제

서울시공무원 17명 개최 반대 성명
보수 기독교도 대한문서 맞불 예고
퀴어축제측 “시민에 열린 인권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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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부터 이틀간 서울광장에서 열릴 서울 퀴어 문화축제를 앞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서울 퀴어 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옆에서 축제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하는 모습. 서울신문 DB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서울광장에서 열릴 서울 퀴어 문화축제를 앞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서울 퀴어 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옆에서 축제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하는 모습.
서울신문 DB
‘시민 모두에게 열린 인권 행사’ ‘천부의 질서와 사회 근간을 뒤흔드는 악행’.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서울광장에서 열릴 ‘서울 퀴어 문화축제’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축제 주최 측은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인권 축체라는 주장을 펴고 있고, 이에 반발하는 보수 기독교단체와 시민들은 일탈의 선정성과 상업성을 지적하며 반대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보수 기독교단체들은 퀴어 축제의 맞불 행사를 열겠다고 선언해 행사 당일 충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퀴어 축제는 2015년부터 서울광장에서 서울시의 승인 아래 매년 열리고 있는 행사. 올해 다섯 번째인 이번 축제와 관련해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서울 퀴어 문화축제’의 핵심 행사인 서울핑크닷과 퀴어 퍼레이드의 서울광장 개최를 허용했다. 서울핑크닷은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이 함께 분홍색 불빛으로 커다랗게 빛나는 점을 만들어 사랑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행사다.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참가자들이 다양한 복장 차림으로 거리를 행진하는 행사를 말한다. 서울시의 행사 허용으로 예정대로 퀴어 축제가 열리게 됐지만, 보수 기독교단체를 포함한 일부 시민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에도 퀴어 축제의 서울광장 개최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해 청와대의 답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는 “서울광장 사용 여부는 서울시 소관”이라며 “사실상 (청와대가) 할수 있는 일은 없다”는 답변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서울시 공무원 17명이 퀴어 축제 개최 반대 성명을 낸 데 이어 보수 기독교단체들이 맞불 행사 성격의 대규모 국민대회를 열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행사 반대 공무원들은 “지난 4년간 서울광장의 퀴어 행사가 광장의 사용 목적과 규칙을 위반했다”며 “앞으로 퀴어 행사 및 유사 행사의 사용 신고 시 불수리할 것을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및 서울시에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퀴어 퍼레이드가 시민에게 혐오감을 주고 모금 판매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다.

보수 기독교단체들은 축제 개최에 강력한 반대를 선언하고 퀴어 축제 이틀째인 다음달 1일 오후 1시부터 대한문광장에서 맞불 행사인 국민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보수 기독교단체들로 구성된 국민대회준비위원회는 “퀴어 문화축제는 동성애자의 인권 보호와 평등이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인권과 문화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선정적이고 음란한 공연과 행위들이 남녀노소 서울시민들의 쉼터인 서울광장에서 온종일 아무런 거리낌 없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차별금지법 제정을 정면으로 겨냥해 눈길을 끈다. 국민대회 대회장을 맡은 이주훈 목사는 “동성애 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 건강한 가정은 파괴될 것”이라며 “이를 한국교회가 막지 못한다면 모든 책임이 목회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민대회 준비위는 퀴어 문화축제를 앞둔 5월을 ‘한국교회 특별기도기간’으로 선포하고 교회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퀴어 축제 주최 측은 “퀴어 퍼레이드 철만 되면 음란한 축제라는 프레임을 씌운 비판 목소리가 분출하지만 원래부터 성 정체성과 무관하게 시민 모두에게 열린 인권 행사”임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서울녹색당은 “혐오는 오히려 17명의 서울시 공무원이 내뿜고 있다”며 퀴어 축제 주최 측을 편들고 나섰다. 서울녹색당은 “다수의 시민이 퀴어 행사에 반대하기 때문에 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소수자를 억압하려는 혐오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류상태 전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는 이와 관련해 “개신교계, 특히 보수 개신교회에선 동성애를 용납하지 않는 성경의 메시지를 문자 그대로 믿는 속성이 지나치다”면서 “어렵겠지만 퀴어 축제도 약자에 대한 보편적 권리 인정과 수용 측면에서 사회적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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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9-05-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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