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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무역대표단 도착 날… 美, 화웨이·멍 부회장 전격 기소

中무역대표단 도착 날… 美, 화웨이·멍 부회장 전격 기소

한준규 기자
입력 2019-01-29 23:34
업데이트 2019-01-30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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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미·중 무역협상… 고강도 압박

지재권 등 핵심 쟁점들 입장차 여전한 듯
“화웨이 공소사실 워싱턴 협상 주요 의제”
中은 S&P 진출 이례적 허용 등 화해 손짓
백악관 “트럼프, 류허 부총리 직접 만날 것”
매슈 휘터커 미국 법무장관 직무대행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법부무 청사에서 중국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화웨이의 자회사 두 곳을 금융사기와 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매슈 휘터커 미국 법무장관 직무대행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법부무 청사에서 중국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화웨이의 자회사 두 곳을 금융사기와 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30~3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을 전격 기소하는 등 ‘강공’에 나섰지만, 중국은 대두와 밀 등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에 이어 미 신용평가회사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등 화해의 손짓을 이어 갔다.

미 법무부는 28일 중국 화웨이와 자회사 2곳, 최고위급 임원을 미국 기업의 첨단 기술을 훔치고 대이란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금융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했다. 기소 대상은 중국의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와 홍콩의 위장회사인 ‘스카이콤 테크’, 미국 현지 ‘화웨이 디바이스 USA’ 그리고 멍 부회장이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틀 앞둔 시점, 특히 류허 중국 부총리 등이 협상을 위해 워싱턴에 막 도착한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기소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압박’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미·중이 무역협상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지식재산권 절도 등 화웨이 공소사실이 이번 무역협상의 주요 의제”라면서 “따라서 미국의 화웨이 전격 기소는 지재권 보호와 강제 기술이전 금지뿐 아니라 ‘중국 제조 2025’ 수정 등 미국의 요구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라고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이번 무역협상의 압박카드로 멍 부회장의 기소를 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 연방검사 출신 넬슨 커닝햄은 미 언론에 “멍 부회장을 놓고 무역협상에서 (중국과) 거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류 부총리를 직접 만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이번 화웨이 기소는 미·중 간 무역협상과는 전적으로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은 화웨이 기소에 반발하면서도 화해의 제스처를 이어 갔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에 대한 무리한 탄압을 중단하고 중국 기업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대할 것을 미국 측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중국 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등 시장 개방 확대에 나섰다. 그동안 중국이 민감하게 대했던 국제 신용평가사 진출을 이례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중이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지재권 보호 등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도 있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연방정부 셧다운 등으로 수세에 몰린 국내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중국은 경제성장률 하락 등 국내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무역협상의 성과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는 이날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2500억 달러(약 280조원) 규모의 관세 문제를 다룰 패널을 구성하기로 했다. WTO에 따르면 패널 설치를 결정하는 분쟁해결기구는 회의에서 중국이 미국 관세 부과에 맞서 제기한 소송을 심리하기로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9-01-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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