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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폭행 주장 기자 “앵커브리핑 작가직 제안받아”

손석희 폭행 주장 기자 “앵커브리핑 작가직 제안받아”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9-01-25 10:42
업데이트 2019-01-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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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공방 쟁점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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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JTBC 대표이사 연합뉴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연합뉴스
손석희(63) JTBC 대표이사가 프리랜서 기자를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양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공방으로 빠져들고 있다.

프리랜서 기자 김모(49)씨는 손 대표가 자신이 연루된 교통사고 관련 보도를 막으려고 JTBC 뉴스룸의 앵커브리핑 작가직을 제안했으며 자신이 거절하자 폭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손 대표는 교통사고는 합의가 끝난 것으로 법적인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김씨가 취업을 청탁하고 뜻대로 되지 않자 협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손 대표는 김씨를 폭행한 것이 아니라 몇 차례 툭툭 쳤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양측의 엇갈린 입장을 쟁점별로 정리해봤다.

●폭행 있었나

손 대표와 김씨는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식주점에서 단둘이 만났다.

김씨는 자신이 취재 중이던 손 대표의 교통사고 관련 기사화를 막으려고 손 대표가 작가직을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화가 난 손 대표가 얼굴을 2번, 어깨를 1번 가격했다는 게 김씨의 말이다.
손석희 jtbc 방송화면 캡처
손석희 jtbc 방송화면 캡처
김씨는 폭행 직후 손 대표와 자신의 대화를 녹음한 음성파일을 언론에 공개했다. 김씨가 “주먹으로 저를 가격하셨죠. 인정하십니까”라고 여러차례 물었고 손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은 “그래. 아팠다면 내가 인정할게”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파일이다.

김씨는 경찰에 녹취록과 전치 3주의 상해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반면 손 대표의 주장은 정반대다. 그는 보도자료에서 “(김씨가) 취업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집요하게 했고 당일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다”며 거절한 쪽은 오히려 자신이라고 반박했다.

손 대표는 “(김씨가)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다”며 “정신 차리라는 뜻으로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난 방은 CCTV가 설치되지 않았으며 주점 직원도 방 내부 상황은 잘 모른다고 경찰은 파악했다.

●2017년 4월 교통사고의 전말

손 대표와 김씨는 지난해 있었던 교통사고가 이 의혹의 발단이라고 인정한다.

김씨 주장에 따르면 손 대표는 지난해 4월 16일 일요일 밤 10시쯤 경기 과천의 한 주차장에서 업무용 차량인 제네시스 EQ900을 후진시키다 견인차량과 접촉했다.

김씨는 손 대표가 이튿날인 17일 피해차 운전자 김모씨에게 150만원을 송금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차량 접촉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정도로 차에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차에 닿았다는 견인차 운전자 말을 듣고 쌍방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손 대표가 차량 접촉을 몰랐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제네시스 EQ900 모델에는 후방감시 카메라와 경보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운전자가 후진 중 접촉사고를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견인차 운전자가 손 대표 차량 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동승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반면 손 대표는 90세가 넘은 노모가 동승자였다고 김씨에게 설명했다.

김씨는 손 대표가 일요일 늦은 밤 노환 깊은 모친을 과천까지 모신 이유를 설득력 있게 해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3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국제관에서 열린 제20회 심산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구회는 지난해 촛불시위가 손 사장의 보도로 촉발됐다며 선정이유를 밝혔다. 심산상은 독립유공자이자 성균관대 초대총장을 지낸 심산 김창숙 선생을 기리는 상이다. 2017.11.3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3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국제관에서 열린 제20회 심산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구회는 지난해 촛불시위가 손 사장의 보도로 촉발됐다며 선정이유를 밝혔다. 심산상은 독립유공자이자 성균관대 초대총장을 지낸 심산 김창숙 선생을 기리는 상이다. 2017.11.3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김씨가 일부 취재진에게 공개한 손 대표와의 통화녹음파일에 따르면 손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은 “동승자가 있다는 것은 (제보자들이) 지어낸 것이다. 지어내서 약점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취업 제안인가 취업 청탁인가

김씨는 손 대표가 먼저 JTBC 취업을 제안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손 대표는 김씨가 교통사고 취재를 빌미로 취업을 강요했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프리랜서기자로서 손 대표 (교통사고) 사건이 위법성 여부를 떠나 사회 지도층 인사의 도덕성에 경종을 울릴 사안이라고 판단해 지난해 8월 20일 밤 11시쯤 JTBC 사옥에서 손 대표를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의심스러운 점이 있으나 기사화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손 대표가 먼저 취업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가 먼저 김씨가 운영하는 회사 경영사정을 물으며 돕겠다고 했고, 이후 JTBC 보도국 내 앵커브리핑 작가직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손 대표가) 지난 5개월간 (교통사고) 보도를 저지하기 위한 회유를 이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손 사장은 언론계 위계를 악용해 욕설로 저를 겁박하고 회동을 제안해 회유했다”며 “강압적 회유”라고 강조했다.
중앙지검 나서는 손석희 사장
중앙지검 나서는 손석희 사장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지상파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미리 확보해 방송에 인용한 혐의(부정경쟁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마친 손석희 JTBC 사장이 9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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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손 대표는 지난해 여름부터 김씨가 교통사고와 관련해 듣고 찾아와 “아무 것도 아닌 사고지만 선배님이 관련되면 커진다”며 기사화 가능성으로 협박했다고 반박했다.

“김씨가 직접 찾아오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했다”는 게 손 대표의 주장이다.

손 대표는 그때마다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특채는 회사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일관적으로 이야기했다”며 “(김씨가) 최근에는 거액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김씨를 상대로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씨는 손 대표에게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펄쩍 뛰었다. 그는 오히려 손 대표가 김씨가 운영하는 업체에 2억원을 투자하고 앞으로 2년간 매달 1000만원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용역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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