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100년 늦게 쓴 부고 기사···유관순 열사 삶 재조명

뉴욕타임스 100년 늦게 쓴 부고 기사···유관순 열사 삶 재조명

입력 2018-03-30 08:44
업데이트 2018-03-30 10:3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더는 놓치지 않겠다“…‘간과된 여성들’ 재조명 시리즈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약 100년만에 유관순(1902~1920) 열사를 추모하는 장문의 ‘부고 기사’를 실었다.
뉴욕타임스가 다룬 유관순 열사 부고기사.nyt캡처
뉴욕타임스가 다룬 유관순 열사 부고기사.nyt캡처
NYT는 28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유관순 열사의 죄명·형량이 적힌 서대문형무소 기록카드, 유관순 열사의 영정사진 등을 함께 올리면서 “일제에 저항한 한국의 독립운동가”라고 추모했다. 1919년 봄, 16세 소녀가 한국 독립을 위한 평화 시위를 벌였다고 소개했다.

유관순 열사의 출생과 집안 분위기, 기독교 신앙에서부터 이화학당 시위에 참가하고 고향 충남 천안의 아우내장터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한 과정까지 상세히 소개했다. 또 서대문형무소에서 참혹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일제에 굴복하지 않았던 기개를 높이 평가했다. 1920년 9월 순국 직전에 썼던 “비록 손톱이 빠지고 코와 귀가 떨어져 나가고, 손과 발이 부러진 이런 육체적 고통은 조국을 잃은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다”, “유일하게 후회되는 것은 조국에 받칠 목숨이 더 없는 것”이라고 쓴 유관순 열사의 글도 소개했다.

신문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015년 5월 이화여대에서 명예 여성학 박사학위를 받는 자리에서 유관순 열사를 프랑스의 역사적 영웅 잔다르크에 빗댔다고도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곧바로 한국의 독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3·1 운동은 한국의 민족단결을 일깨웠고 일제 저항의 기폭제가 됐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가 유관순 열사를 순국 98년만에 다루게 된 것은 기획연재 ‘간과된 여성들’(Overlooked) 시리즈의 일환이다. 신문은 “1851년 창립 이후로 주로 백인 남성들의 부고 기사를 다뤘다. 이제 주목할 만한 여성을 추가하려고 한다. 더는 놓치지 않겠다”고 ‘뒤늦은’ 부고 기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지난 8일 110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영국 여류작가 샬럿 브론테(1816~1855),중국 여성혁명가 추진(秋瑾.1875∼1907), 인도 여배우 마두발라(1933∼1969)를 비롯해 여성 15명의 삶을 재조명한 바 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