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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페코엔시 참사 “연료 부족 때문“ 관제탑과 교신 내용은?

샤페코엔시 참사 “연료 부족 때문“ 관제탑과 교신 내용은?

임병선 기자
입력 2016-12-01 16:54
업데이트 2016-12-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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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프로축구 샤페코엔시 선수단 등이 탑승한 전세기가 추락한 콜롬비아 메데인 국제공항 근처 산악지역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메데인 AP 연합뉴스
브라질 프로축구 샤페코엔시 선수단 등이 탑승한 전세기가 추락한 콜롬비아 메데인 국제공항 근처 산악지역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메데인 AP 연합뉴스


 브라질 프로축구 샤페코엔시 선수단과 취재진 등 71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세기 추락이 어처구니없게도 연료가 바닥나 벌어진 참사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와 미국 ESPN 등은 전세기가 추락한 콜롬비아의 다수 언론이 조종사와 콜롬비아 메데인 국제공항 관제사가 주고받은 교신 녹음파일을 입수해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고 1일 전했다. 77명의 탑승자 가운데 6명만 목숨을 구하고 선수 19명, 취재진 20명 등 모두 71명이 희생됐는데 어이없는 참사 원인이 폭로돼 앞으로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기가 추락한 뒤에도 폭발과 화재가 없었다는 점도 연료가 부족해 추락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콜롬비아군 소식통은 AFP통신에 밝혔다. 추락 현장에 유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고 ESPN은 전했다.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146 기종의 이 전세기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추락 직전 9000피트(2743m) 상공을 비행하다 “전자기기가 먹통“이라며 ”연료가 부족하다“고 관제탑에 알린 것으로 녹음파일에 나온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참사에서 살아남은 볼리비아 여성 승무원 시메나 산체스도 비슷한 증언을 했다고 ESPN이 전했다. 산체스는 인명 구조에 나선 아르퀴메데스 메히아에게 ”연료가 바닥나 비행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팀은 지난달 30일 그녀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인터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팀은 또 참사 순간 메데인 국제공항 관제탑과 교신해던 아비앙카 상업항공의 부기장 후앙 세바스티앙 우페귀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뜻도 표명했다. 우페귀는 참사 순간 근처를 비행하다가 관제탑과 교신하던 도중 사고기 조종사와 여성 관제사의 대화 내용을 들었다고 친구와 4분 동안 전화 통화한 내용이 소셜미디어에 돌아다니고 있다. 그는 사고기 조종사가 연료가 부족하다며 긴급 착륙할 공항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며 차츰 목소리가 간절해지다가 ”전자기기가 먹통“이라며 ”메이데이! 메이데이!“라고 외치는 것을 들었다고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사고기의 속도가 떨어져 추락하기까지 3분 정도 걸렸다고도 했다.

 우페귀는 “난 그들을 도우려고 열심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도 ´해봐, 해봐, 해봐, 해봐´라고 말했다. 그 다음에 멈췄다. 관제사 목소리가 갈라지기 시작했고 정말 슬퍼하는 것 같았다. 우리 비행기에서도 울음이 터져나왔다”고 말했다. 

 여객기의 연료가 바닥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 탑승 정원에 미달한 77명만 비행기에 올랐기 때문에 연료가 누출된 것은 아닌가 의심된다고 BBC는 전했다. ESPN은 통상 항공기는 다른 공항으로 갈 수 있도록 30~45분 정도의 비상 연료를 싣는데 희귀하게 이상기류나 다른 이유 때문에 직선비행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조사팀은 아직 추락 원인을 하나로 밝혀내지 못했으며 철저한 조사 결과를 내놓으려면 여러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생존자 중에는 선수 2명이 포함돼 있는데 위중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으며 골키퍼는 다리 한 쪽을 잘라내고 다른 쪽마저 잃을 위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한 기자는 위중한 상태라고 구단은 전했다. 생존한 승무원 어윈 투미리는 안전수칙을 따랐기 때문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 많은 이들이 일어나 비명을 질러댔다. 난 가방을 다리 사이에 끼우고 고개를 처박고 있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사흘의 애도기간을 선포했고 수천명의 샤페코엔시 서포터가 홈 구장인 아레나 콘타에 모여 희생된 선수들을 추모했다. 구단 사무국은 희생된 선수 신원이 모두 파악된 뒤 2일이나 3일 열릴 장례식에 10만명 정도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서포터는 “우리는 시신들이 도착해 그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길 고대하고 있다. 이 도시는 온통 멈춰서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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