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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냐 밀양이냐…여야, 신공항에 들썩이는 영남민심 촉각

가덕도냐 밀양이냐…여야, 신공항에 들썩이는 영남민심 촉각

입력 2016-06-01 15:42
업데이트 2016-06-0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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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따라 정치권 인화성 클 듯…TK·부산 민심 갈림길 되나

여야 정치권이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 선정 문제를 놓고 영남 민심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유치지로는 부산지역이 팔을 걷어붙인 부산 가덕도와 대구·경북(TK)이 미는 경남 밀양 간 경합이 진행 중이다.

정치권은 이달 내로 입지를 결정하는 정부의 연구 용역 결과 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 부산지역과 TK 민심의 향배가 갈리면서 정치권에 상당히 휘발성이 강하고 상흔이 깊은 소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는 부산지역의 오래된 숙원사업인 만큼, 밀양으로 돌아갈 경우 부산지역 여론은 상당히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의 상징적인 지역 기반인 TK 역시 신공항 지역이 가덕도로 결정되면 정부·여당에 대해 볼멘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TK와 함께 여당의 ‘텃밭’인 PK(부산·경남)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7석을 가져가는 등 PK지역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어서, 여야 간에 득실을 놓고 계산이 분주한 분위기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TK와 부산지역 의원 간 입장 차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지도부도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어느 지역으로 결론이 나든 영남 내 지역 갈등이 표면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이미 신공항 문제가 2011년에도 추진됐다가 극심한 지역 갈등 등으로 한차례 백지화될 정도로 첨예한 사안이라는 것을 경험한 터다.

특히 새누리당에서는 선정 결과가 내부 갈등으로 번지면서 ‘원심력’의 촉매제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기우까지도 나온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김해공항 가덕 이전 시민추진단과 면담을 갖는 일정에 대해서도 TK 의원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등 당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부산 재선인 하태경 의원은 “PK에서는 ‘TK가 모두 해먹는다’는 일종의 ‘TK 패권 경계론’이 강해 신공항까지 TK로 가져가면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면서 “가뜩이나 이번 총선에서 부산이 야당에 5석이나 내어준 상황을 감안할 때 신공항이 TK로 넘어가면 PK 여권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 경고했다.

반면 대구 3선인 조원진 의원은 “홍준표 경남지사도 ‘물구덩이보다는 맨땅이 낫다’고 했듯 신공항의 핵심은 경제활성화 견인이고, 이에 가장 걸맞은 지역은 밀양”이라며 “TK에서도 가덕도로 가게 되면 엄청난 정치적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을 알면서도 용역결과를 수용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난감한 상황에 봉착한 새누리당과 달리 더민주는 부산지역 의원 5명들이 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총대를 멘 가운데 지도부도 노골적으로 지원사격에 나서는 등 사실상 가덕도 유치전을 적극 벌이고 있다.

이미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총선 이후 부산을 찾아 가덕도 유치를 강조했고,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예정에 없던 김해공항 가덕 이전 시민추진단과의 면담 일정을 추가했다.

지난 총선에서 교두보를 마련한 기세를 몰아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고리로 내년 대선에서 부산지역의 민심을 끌어안겠다는 복안이다.

더민주 김영춘 최인호 박재호 전재수 김해영 등 부산지역 의원 5명은 20대 국회 첫날인 지난달 30일 ‘가덕신공항 유치 비상대책본부’를 발족키로 하는 등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최인호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이 안 된다는 건 부산에선 상상이 안 되는 것이다. 만약 TK 배려란 정치논리로 억지평가가 이뤄진다면 부산에서 벌어질 민심 향배와 행동은 예측 불허고, 상상 못할 정도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항공정책 관련된 영향력 있는 자리,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국토부의 장관과 교통담당 제2차관, 항공정책실장 등이 다 TK 사람”이라며 “새누리당은 부산지역 의원들도 정권 눈치 본다고 소극적”이라고 여권을 압박했다.

더민주는 가덕도 유치 불발 시 대대적인 정치쟁점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 의석이 없는 국민의당은 기본적으로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이지만, 가덕도 유치에 기울어진 듯한 인상이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지난달 23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선정 기준은 국익이 최대화되고 관련된 산업의 발전을 훨씬 더 신속하게 잘할 수 있고, 경제인들의 편의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다소 원칙적으로 언급했으나, 부산지역에서는 발언 전후 사정상 가덕도 유치에 공감대를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같은 여야의 움직임과 지역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공항은 백년대계의 국익 관점에서 하는 것이지 정치적 고려로 결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익 관점에서 전문가들이 결정할 뿐 정치적 요소는 개입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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