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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다가오는’ 하이브리드차, 사고위험 1.6배 높다

‘조용히 다가오는’ 하이브리드차, 사고위험 1.6배 높다

입력 2016-06-01 07:26
업데이트 2016-06-0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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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분석…보행자 인지거리도 짧아져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의 친환경 자동차가 소음이 적은 만큼 보행자들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발표한 ‘저소음 차량의 보행자 안전 영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 자동차가 저속 운행을 할 때 보행자가 소리로 인지할 수 있는 거리가 약 30% 줄어들고,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보행자 사고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지난 2년간 현대해상의 고객사고 23만4천167건의 통계를 분석하고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 자동차의 소음 크기 현장실험을 진행해 이와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분석 결과 차량이 주로 저속으로 주행하는 이면도로와 주차장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사고율은 5.5%로,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인 가솔린차(3.5%)나 디젤차(3.5%)보다 1.6배 높았다.

이 가운데 이면도로에서의 보행자 사고율을 보면 하이브리드차가 0.34%로 가솔린차(0.23%)와 디젤차(0.22%)보다 1.5배 가량 높았다.

특히 하이브리드차에 의한 사고는 10세 이하 어린이(10.1%)나 60세 넘는 고령자(20.2%)군에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렇게 이면도로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사고율이 높은 이유는 조용하다는 점이 꼽힌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의 친환경 자동차는 시속 30㎞ 이하로 저속 주행할 때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 배터리에 의존하는 전기모터만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차량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조용한 자동차는 운전자에게 안락함을 제공하지만, 보행자에게는 어디서 다가오는지 모르기 때문에 안전상의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연구소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이면도로에서 친환경 자동차의 소음 크기와 보행자의 인지 수준 등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면도로를 하이브리드차량이 시속 30㎞ 이내로 지날 때 측정된 소음의 크키는 67.9㏈(데시벨)로 차량이 다니지 않을 때의 65㏈보다 3㏈ 정도밖에 높아지지 않았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가솔린차의 소음은 72.6㏈, 디젤차는 83.8㏈로 훨씬 컸다.

소음이 적다 보니 보행자가 차량을 인지하게 되는 거리도 하이브리드차가 짧았다.

안대를 한 상태에서 뒤에서 오는 차량의 소리가 들리는 순간의 거리를 측정한 실험에서 하이브리드카의 평균 인지 거리는 13.3m였다.

가솔린차(18.7m)보다 28.6%, 디젤차(22.7m)보다 41.2% 인지거리가 짧아지는 것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친환경 자동차의 저소음이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보행자에게 치명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와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하이브리드차가 접근할 때 보행자에게 소리를 내 알리는 ‘접근통지음’을 탑재하도록 2018년부터 자동차 제조사에 의무화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친환경 자동차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와 같은 조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의 친환경 자동차는 지난 5년간 8.5배 증가, 올해 1월 기준으로 18만1천여대에 이르렀다. 전체 승용차(1천665만1천대)의 100대 중 1대꼴이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이수일 박사는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이면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가 많아졌기 때문에 소리를 통해 접근하는 차량을 인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에서도 친환경 자동차가 저속 운행을 할 때 보행자에게 접근 통지음을 내도록 하는 법제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친환경차 운전자는 저속 주행구역에서 보행자와의 안전거리를 더 확보하면서 운전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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