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직원들, 중국어서비스 본부 홍콩 이전 반대 서한
작년 10월 홍콩에서 출판업자 5명이 실종된 이후 중국 당국의 조사를 우려한 반(反)중국 서적 출판업자들이 잇따라 홍콩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중국군 내 부패 등을 고발하는 캐나다 군사평론지 칸와디펜스리뷰 설립자인 안드레이 창은 홍콩에 있는 사무실과 집을 일본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창 설립자는 1993년 캐나다 토론토에 칸와(漢和)디펜스리뷰를 발행하는 칸와정보센터를 설립한 뒤 2004년 홍콩에 사무실을 추가로 개설하고서 가족과 홍콩으로 이사했다.
캐나다 국적자인 창 설립자는 작년 유럽 국가의 시민권을 보유한 출판업자 구이민하이(桂民海·51)와 리보(李波·65)를 포함한 출판업자 5명이 실종된 이후 홍콩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일본행 이유를 설명했다.
창 설립자는 중국 윈난(雲南)성에서 태어났지만, 캐나다 여권과 홍콩 영구 거주권을 갖고 있다.
그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올해 초 영국 여권을 보유한 리보를 중국 공민이라고 말했다며 “나도 홍콩인이나 캐나다인이기 이전에 중국 공민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생각해 홍콩입경사무처를 방문, 홍콩 여권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앞서 반중 성향 매체 ‘개방’(開放)의 진중(金鐘) 편집장도 올해 초 가족이 있는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후난(湖南)성 출신인 진 편집장은 1980년부터 홍콩에서 활동하며 중국에서 판매 금지된 서적 40권을 출판했다.
한편, 영국 BBC 방송 직원들은 BBC가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국어 서비스 본부를 영국에서 홍콩으로 이전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는 서한을 BBC 회장을 역임한 크리스 패튼 전 홍콩 총독과 영국 외무부 등에 보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BBC 월드 서비스 직원들은 서한에서 중국어 서비스 본부의 홍콩 이전이 편집권 독립을 위협할 수 있으며 직원의 안전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에서는 스웨덴 국적자 구이민하이 등 반중 서적을 출판한 출판업자 5명이 작년 10월 이후 연말까지 차례로 실종돼 중국 당국의 납치설이 제기됐다. 이들은 이후 자진해서 중국 당국의 조사에 응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