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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임시공휴일에 ‘꿀 같은 연휴’ 환영속 일부 난감

갑작스런 임시공휴일에 ‘꿀 같은 연휴’ 환영속 일부 난감

입력 2016-04-28 11:01
업데이트 2016-04-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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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발동동…중소기업·소상공인은 시큰둥

어린이날에 이은 5월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자 대다수 시민은 예상치 못했던 황금연휴가 생겼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지정된 탓에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는 시민도 일부 있다. 워킹맘은 어린이집 문제로 난감해 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자신들과 관계없는 이야기라는 자조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깜짝 선물’을 받아 좋기는 하지만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를 좀 더 앞당겨 결정해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대다수 시민은 ‘가뭄에 단비’ 연휴 환영

대다수 시민은 다음 달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자 ‘꿀 같은 연휴’라며 여행을 계획하겠다는 반응이었다.

‘잔머리 1인자’로 불린다는 보험사 직원 정모(35)씨는 이틀 전 오전에 정부에서 임시공휴일 지정을 검토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5월 9, 10일 휴가를 신청했다. 결과적으로 연차를 이틀만 쓰고도 무려 6일을 통으로 쉴 수 있게 됐다.

정씨는 “환절기에 몸도 찌뿌둥하고 정말 일하기 싫었는데 희소식”이라면서 “친구들 모아서 지리산 종주나 한번 다녀오려고 한다”며 활짝 웃었다.

기업 대표이사의 운전기사로 일하는 김모(35)씨는 “갑자기 긴 연휴가 생겨 깜짝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면서 “여자친구와 함께 강원도로 캠핑을 다녀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최리아(26·여)씨도 “어린이날이 애매하게 목요일이어서 아쉬웠는데 연휴를 즐길수 있게 돼 기쁘다”며 “조금 북적거리더라도 가족들과 교외로 나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 @bori***는 “임시공휴일이 종일 실시간 검색어 1위다”라면서 “다들 얼마나 휴식에 목말랐던 걸까”라며 연휴를 반겼다.

일부에서는 기차표와 항공권이 이미 매진돼 아쉬워하면서도 국내여행 등 연휴를 보낼 다른 방안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 워킹맘 ‘발 동동’…중소기업·소상공인 ‘뾰로통’

모두가 임시공휴일을 환영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임시공휴일에 이사를 계획했던 사람은 은행 대출 업무 때문에 이삿날 자체를 바꿔야 했다.

6일에 이사하려 했던 회사원 홍모(36)씨는 갑작스러운 임시공휴일 지정 탓에 부랴부랴 대출 일자를 바꾸고 이삿짐센터 예약도 앞당겼다.

대출을 끼고 이사하는 상황에서 대출일자와 전입·전출일자를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은행 쪽에서먼저 대출 일자를 4일로 조정해주고 이삿짐센터도 그 날짜로 예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홍씨는 “임시공휴일 지정을 일찌감치 했으면 좋았을 텐데 급박하게 이뤄져 혼란이 생겼다”며 아쉬워했다.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 ‘워킹맘’들도 임시공휴일을 당황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 임윤정(37)씨는 임시공휴일에 회사는 아직 쉰다는 얘기가 없어 두 자녀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고민한다.

큰애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재량휴업으로 휴교하고, 둘째가 다니는 민간어린이집도 휴원한다고 알려왔다.

임씨는 “주변에 돌봐주시는 부모님이 계신 것도 아니기 때문에 휴가를 쓸 수 있을지 회사에서 눈치 아닌 눈치를 봐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임시공휴일 때문에 방치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부 송모(32·여)씨도 “모처럼 그날 남편과 가까운 곳에 여행이라도 가볼까 기대했는데, 남편은 거래처 일정이 이미 꽉 차 있어 쉴 수 없다고 하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임시공휴일에도 근무하는 사람이 많아 “다른 사람 얘기”일 뿐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서울에 사무실을 둔 인테리어업자인 이모(35)씨는 “고객 몇 분이 휴가를 가겠다며 공사 날짜를 바꾸겠다고 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줬다”면서 “어차피 남은 공사 때문에 나는 쉬지도 못한다. 공사 일정 바꾼 고객들이 공임비를 좀 더 챙겨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 @lmu***는 중소기업 전체의 40%만 임시공휴일에 쉬겠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열 받기만 하는 이런 임시공휴일을 뭐하러 만드느냐”며 박탈감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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