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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불법행위 400억원 배상받은 中 선박왕 후손 ‘재산다툼’

일제 불법행위 400억원 배상받은 中 선박왕 후손 ‘재산다툼’

입력 2016-04-27 13:17
업데이트 2016-04-2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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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침략기에 중국의 ‘선박왕’으로 불리던 기업인의 후손이 일본 측으로부터 당시 불법행위와 관련해 410억원 규모의 배상판결을 받았으나 정작 가족들은 재산분할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중국 참고소식망(參考消息網)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1937년 당시 중국의 ‘선박왕’으로 불리던 천순퉁(陳順通)이 설립한 중웨이(中威) 페리 회사는 일본 다이도(大同) 해운에 ‘순펑’(順豊)호와 ‘신타이핑’(新太平)호 등 선박 2척을 빌려줬다.

그러나 다이도해운은 계약 기간이 지나고 나서도 배를 돌려주지 않았고 선박들은 2차대전 중 침몰했다. 다이도해운은 이후 미쓰이상선의 전신인 일본해운주식회사에 인수됐다.

이에 천순퉁의 손자 등은 1988년 12월 일본해운주식회사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며 도쿄와 상하이(上海) 법원으로부터 최종적으로 40억엔(약 410억원)의 배상판결을 이끌어냈다.

이 판결은 당시 중국 민간인이 2차대전 당시 중국을 침입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일본 피고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첫 승소 사례로 기록됐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배상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천순퉁의 후손들 사이에서 배상액 분할 문제로 심각한 다툼이 빚어지고 있다.

천순퉁의 장남과 장손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홍콩에 거주하고 있는 자신들에게 배상금이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 대륙에 있는 차남과 딸들은 “중국의 국력이 일본으로부터 배상판결을 받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자신들에게도 배상금이 분할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다 1949년 이전인 중화민국 법률과 달리 현재 중화인민공화국의 상속법상에는 재산분할 과정에서 남녀가 평등하다고 규정돼 있어 어느 법률을 적용할지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급기야는 천쑨통의 손자에게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채권자는 물론 천순퉁의 혼외 손자까지 등장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에게 소송을 권유하며 이 사건을 주도한 퉁쩡(童增) 중국민간대일배상청구연합회 회장은 “이번 판결은 대일배상 청구소송에서 큰 의미가 있는 중요한 판결”이라면서도 “천씨 일가가 재산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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