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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에 이런 기업이?…LG유플러스, 밤 10시 이후 업무카톡 보내면 보직해임

‘헬조선’에 이런 기업이?…LG유플러스, 밤 10시 이후 업무카톡 보내면 보직해임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4-27 14:49
업데이트 2016-04-2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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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절대 하면 안 되는 일’
LG유플러스의 ‘절대 하면 안 되는 일’
“한국의 야경이 아름다운 건 그만큼 야근하는 회사가 많기 때문이지”

OECD 평균 노동시간 부동의 1위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라면 한 번씩은 들어봤을 뼈 있는 농담이다. 일주일이 ‘월화수목금금금’인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잔업 혹은 추가 야근을 위해 집으로 ‘퇴근하는’ 직장인도 많은 게 2016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런 ‘미친 노동의 나라’에 다소 미흡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밤늦은 시간에 업무 지시를 하는 상사는 보직에서 해임하겠다고 선포한 기업이 나와 화제다. 의미있는 변화를 도입한 기업은 국내 대형 통신사 LG유플러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전국 각 매장에 ‘절대 하면 안되는 일’이라는 업무 지침을 내려보냈다. 과도한 업무지시는 물론 CCTV 감시나 폭언, 성희롱, 업무 성과 조작 등 부조리한 사내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영업을 담당하는 PS본부에 내려보낸 문서에는 폭언·폭행, 성 관련 말과 행동, 휴식 방해, 비정상적 조직 운영, 성과 조작, 지위 오·남용 등 6가지 항목이 구체적으로 나열돼 있다. LG유플러스는 계도 기간을 거쳐 다음달 1일부터 이를 시행해 위반 시 예외 없이 보직해임 등 강력한 인사조치 할 예정이다.

이번 공지를 내린 곳은 LG유플러스 내 ‘즐거운직장팀’이다. 지난해 12월 권영수 부회장 취임 후 신설된 부서로, ‘오후 5시 조기퇴근 제도’ 등을 통해 조직 문화 혁신을 담당하는 팀이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엔 수치심을 일으키는 비하 발언(“네 머리엔 X만 들었냐?”), 성 관련 비상식적 말과 행동(혼자 사는 여직원에게 “집에서 자고 가도 되냐?”, 술자리 성 관련 게임)이 포함됐다. 또한 오후 10시 이후 업무와 관련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휴무일에 업무를 지시하는 등 휴식 방해, 성과 조작, 공개된 자리에서 인사 협박, 사진 찍어 출근 보고 등도 적시됐다. 유리한 근무지 배치를 조건으로 술 접대를 강요하거나 금품을 받는 등의 부당한 요구도 포함됐다.

특히 성과 조작과 관련해서는 ‘FM(영업전문직)이 판매했음에도 판매 건당 지급액이 많은 개인사업자에게 실적을 등록하는 행위’ 등 총 9개 항목에 걸쳐 상세 유형을 공개해놨다.

해당 항목들은 사원·대리급 영업직원 30여명의 보고 사항, 오프라인·온라인 소원수리를 통해 지난 2월부터 2개월간 모은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이런 결정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추가 업무 지시 제한 시간 기준이 밤 10시로 여전히 늦은 시간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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