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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삼국유사’ 집 천정에 15년간 숨겨…경매 내놨다 들통

도난당한 ‘삼국유사’ 집 천정에 15년간 숨겨…경매 내놨다 들통

입력 2016-04-21 11:30
업데이트 2016-04-2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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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한 대학교수가 도난당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삼국유사(三國遺事) 권제2 ‘기이편’ 1책을 집에 숨겨온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도난 문화재를 숨겨둔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문화재 매매업자 김모(6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삼국유사는 1999년 1월 25일 대전의 한 대학 한문학 교수의 집에 2명의 남성이 침입해 문화재 13점을 훔쳐갔을 때 함께 도난당한 것이다.

김씨는 이들이 훔친 문화재 중 삼국유사를 2000년 1월 입수해 자신의 집 천장에 만든 별도의 수납 공간에 약 15년간 숨겨 놨다. 소장자 이름이 적힌 페이지를 떼버리고 표지도 새로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빚을 갚기 위해 경매업체에 3억5천만원에 출품해달라고 이를 맡기면서 결국 도난품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2명의 남성이 벌인 특수강도는 2009년 1월로 공소시효가 끝났다.

그러나 문화재보호법상 은닉죄는 은닉 상태가 종료되는 경매 출품을 의뢰한 날인 2015년 11월 5일부터 공소시효 기산이 다시 시작된다.

김씨는 애초 삼국유사를 조상으로부터 불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난품인 것으로 확인되자 한 문화재 매매업자로부터 정당한 가격인 9천800만원을 지불하고 취득했다고 진술을 번복했고 여전히 그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경찰은 “피해자인 교수는 사망했으나 그의 가족이 삼국유사를 판매한 적이 없다고 하고, 김씨가 삼국유사를 구입할 만한 형편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삼국유사(기이편)는 고려 승려 일연이 신라·고구려·백제의 유사를 5책으로 기록한 역사서다.

피해품은 조선 초기본으로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책이며 성암고서본(보물 제419-2호) 및 연세대 파른본(보물 제1866호)과 동일한 판본이다.

성암고서본에 비해 보관 상태가 양호해 문화적 가치가 우수하다.

김종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은 “이 삼국유사는 인쇄 상태가 좋아 문화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도난 문화재는 공소시효가 지난 후에야 유통되니 문화재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하거나 연장할 필요가 있다”며 “문화재 매매대장 전산화를 의무화하고 관계 기관에 열람 권한을 부여해 사전·사후 관리가 가능하도록 제도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도난된 삼국유사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 수사가 종료되면 피해자의 가족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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