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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 지배구조 수준 열악…개선속도 너무 느려”

“韓기업 지배구조 수준 열악…개선속도 너무 느려”

입력 2016-04-18 17:08
업데이트 2016-04-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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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앨런 아시아기업지배구조協 의장 방한

“외국인 기관 투자가들 시각에서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수준은 여전히 불만족스럽습니다.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와 기업들의 저항 등이 더딘 개선 속도의 주된 원인입니다.”

제이미 앨런(Jamie Allen)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 의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 서울사옥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기업 지배구조가 열악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거래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공동 주최로 열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청회 및 정책 토론회’ 참석차 방한했다.

ACGA가 2014년 아시아 국가의 기업 지배구조를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11개국 중 8위였다. 말레이시아, 대만, 인도보다도 순위가 낮았다.

앨런 의장은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너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주주권리 보호도 상당히 취약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주주의 권리, 이사회의 경영 판단 절차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내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은 1999년 제정되고 나서 2003년 단 한 차례만 개정됐다.

거래소와 기업지배구조원은 모범규준 2차 개정안을 마련하고자 이날 토론회와 함께 공청회를 열어 각계각층의 의견을 취합했다.

그는 이에 대해 “13년 만에 모범규준 개선 작업이 이뤄지는 셈”이라며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일찍 모범규준을 도입했음에도 전문 인력의 부족과 기업들의 저항, 규정 미비 등으로 지배구조 개선 작업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국내 재벌 총수 일가가 극히 적은 지분율로도 순환출자 등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는 한국 기업에서만 나타나는 특이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분율이 10% 이하이면 대부분 국가에서는 지배력이 거의 없다고 여겨진다”며 “그러나 한국에서는 10% 이하의 지분율로도 계열사 간 출자 등을 통해 지분율 이상의 지배력을 행사하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비율 논란, 2014년 현대차의 한전부지 고가 매입 논란 등에 대해서도 “개별 기업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지만, 많은 외국인 기관 투자자가 불만족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어떤 경영적 판단을 내리기 전 주주들과 충분하고 정기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지배구조 개정안에 ‘원칙 준수·예외 설명(Comply or Explain)’ 모델 등을 제안했다.

원칙 준수·예외 설명 모델은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회사에는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는 방식의 유연한 규제다.

그는 “기업들이 모범규준을 준수하는 것은 자율에 맡기되 따르지 않을 경우 이유를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이라며 “기업에 조금 더 많은 의무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규정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CGA는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응하고자 1999년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연기금과 아시아 상장기업, 다국적 은행 등 111개 기관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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