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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강진에 일본경제도 ‘먹구름’…아베노믹스 ‘위기’

연쇄강진에 일본경제도 ‘먹구름’…아베노믹스 ‘위기’

입력 2016-04-18 15:24
업데이트 2016-04-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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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관광산업에 부정적…성장률 추가 하락 우려

일본 규슈(九州) 지역을 뒤흔든 연쇄 강진이 갈길 바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올해 들어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지진의 여파로 공장가동 중단이 잇따르고 관광산업이 얼어붙으면서 수출과 내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며 복구가 본격화하면 투자효과가 악영향을 어느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공장과 기반시설 정상화가 지연되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처럼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 규슈에 대기업 공급기지 집중…도요타·소니 등 간판기업 악영향

규슈지역은 일본 대기업의 부품 기지가 집중된 곳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지진 영향이 적어서다.

따라서 여기엔 도요타, 혼다, 소니 등 일본 간판기업의 생산기지나 협력업체가 많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8일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 산업계가 서플라이체인(공급망) 강화에 나섰지만, 다시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도요타자동차는 구마모토(熊本) 지진 때문에 부품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일본내 15개 자동차 조립공장에서 18~23일 조업을 단계적으로 정지한다.

도요타는 이번 지진으로 차문이나 엔진부품을 제조하는 부품업체 ‘아이신정기’ 자회사가 지진 피해가 가장 큰 구마모토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다시 전국에 있는 공장을 세울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미쓰비시UFJ의 스기모토 고이치 애널리스트는 이날 리포트를 통해 도요타가 5만6천대 이상의 생산감소 피해를 보며 4~6월 3천억엔(약 3조2천억원)대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자업체 소니도 구마모토현 내 반도체공장의 가동이 14일부터 정지되고 있다.

이 공장은 카메라나 스마트폰용 화상센서를 생산하는 주력 거점이다. 14일 밤 첫 강진 이후 15일 생산재개 준비를 했지만 16일 더 큰 ‘본지진’으로 흔들리면서 조기 조업재개는 당분간 어려워졌다.

공장건물 피해는 없지만 여진 영향으로 공장 내의 상황을 충분히 확인할 수가 없어 생산재개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지진영향이 일본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기업 르네사스엘렉트로닉스 자회사의 구마모토현 가와지리공장은 일부 설비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업을 정지했다. 특히 반도체 공장은 화학물질을 취급하므로 가동 재개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정상화가 지연되면 르네사스의 자동차용 반도체를 쓰는 자동차업체도 타격을 입는다.

구마모토현에 반도체와 액정 생산 거점을 두 곳 두고 있는 미쓰비시전기도 복구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세밀한 부품 취급은 신중해야 하기 때문에 복구시기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

이륜차를 생산하는 혼다는 구마모토 제작소를 18~22일 정지했다.

◇ 황금연휴 코앞인데, 관광 등 내수에 부정적 영향…성장률에도 악영향

제조업 공장은 생산시설 피해만 없으면 조기에 정상화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번 지진이 규슈 지역 서비스산업에 미칠 악영향이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있다.

당장 소매업이나 외식업체들도 점포 폐쇄가 계속되고 있다. 도쿄신문은 구마모토 지역 유통망이 마비됐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동일본대지진의 교훈을 충분히 살리고 있는지, 아니면 되풀이하는지 일본 기업들이 답해야 할 시기를 맞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내외국인 대상의 관광산업 위축도 불가피하다.

일본에서는 오는 29일부터 5월8일까지가 골든위크로 불리는 장기 황금연휴다. 연중 관광 최성수기인데, 이미 후쿠오카나 규슈 인근 시고쿠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취소가 잇따른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지진에 대한 공포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일본 열도 방문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내국인 이동도 줄면서 침체일로인 일본의 소비를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이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일본경제의 성장전망은 더욱 불확실해졌다.

이미 최근 일본의 경제지표는 주춤하는 흐름이었다. 2월 일본의 전월 대비 산업생산은 6.2% 감소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전월 대비 소매판매는 1월 -0.4%, 2월 -2.3%로 낙폭을 확대했다. 수출실적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엔화 가치가 다시 뛰면서 주가도 부진하고 수출기업 실적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12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일본경제 성장률을 1%에서 0.5%로 하향전망했다.

여기에 지진여파가 예상보다 커진다면 역성장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일본경제는 마이너스 성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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