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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하원 ‘대통령 탄핵’ 가결…정국 다시 격랑 속으로

브라질 하원 ‘대통령 탄핵’ 가결…정국 다시 격랑 속으로

입력 2016-04-18 11:45
업데이트 2016-04-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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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가결 탄핵안 상원서 재표결 절차 남아…국론 분열 후유증 클 듯

브라질 하원이 17일(현지시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함에 따라 브라질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아직 최종적으로 탄핵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당분간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싼 정국 혼란과 국론 분열 양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탄핵 사태에서 누가 이기든지 간에 기쁨도 잠시, 갈등과 분열로 점철된 국론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 상원으로 넘겨진 탄핵안…통과 여부 ‘안갯속’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하원 의원 513명 중 3분의 2 이상(342명)이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하원이 탄핵 사태의 1차전에서 승기를 잡았지만 탄핵 절차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탄핵안은 상원에서 표결이라는 산을 다시 넘어야 한다.

상원은 심의·토론 절차를 거쳐 탄핵안을 표결에 부치게 되며,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44∼47명이 찬성하고 19∼21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가결 요건을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여론이나 정치권의 흐름이 급속도로 호세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상원에서도 탄핵안이 통과되면 호세프 대통령에게 최대 180일간 직무정지명령이 내려지고 탄핵을 위한 재판이 진행된다.

탄핵안이 최종 확정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퇴출당하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남은 임기를 채운다.

브라질 정치권 안팎에서는 탄핵이 최종 확정될 경우 대선 조기 시행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호세프에 대한 탄핵 움직임은 2014년 대선 때 호세프가 연임하기 위해 재정적자를 흑자로 처리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호세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이 활용하던 방식이라며 잘못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부패 스캔들과 맞물리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탄핵 여론이 확산했다.

◇ 탄핵 사태로 후유증 클 듯…누가 이겨도 국론분열 치유 과제

호세프 대통령의 ‘국가 재정 분식’ 혐의로 촉발된 탄핵 사태가 어떻게 결론 나든지 간에 브라질은 국론 분열과 정국 혼란에 따른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 추진 과정에서 국론 분열과 갈등 심화 현상이 나타난 점을 들어 탄핵안의 하원 통과와 관계없이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탄핵 사태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정치적으로 국론 대통합이라는 크나큰 과제를 안게 되는 셈이다.

실제 하원의 탄핵안 표결 추진 이후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등 주요 도시에서 탄핵 찬-반 시위가 여러 차례 벌어지면서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이날도 하원 앞은 물론 브라질 도시 곳곳에서 중간에 투표 결과가 알려질 때마다 환호와 야유가 교차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탄핵 사태를 주도한 야당의 승리로 끝나면 지난 2002년부터 브라질에서 집권한 좌파 정권이 13년 만에 퇴진하게 된다.

주로 고학력·고소득층의 지지를 받는 제1야당인 중도우파 사회민주당(PSDB)이 향후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페루 등 남미 국가의 좌파 정권 퇴조 경향에 브라질도 동참하게 됨을 의미한다.

탄핵안이 상원에서 부결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계속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호세프 대통령은 하원 탄핵안 표결에 앞서 정치권을 향해 부결을 호소하며 대타협을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서 벗어나더라도 좌파 쪽에 치우친 정책을 독단적으로 펼 수 없는 등 운신의 폭이 이전보다 좁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탄핵안이 부결된다면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행보도 주목된다.

브라질 집권 노동자당(PT) 출신으로 여전히 서민과 빈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룰라 전 대통령은 내년에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룰라는 최근 자신을 둘러싼 검찰 수사에 대해 “내가 2018년 대선에 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기득권층의 음모”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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