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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대규모 결항 사태 대처 ‘절반의 합격’

제주공항 대규모 결항 사태 대처 ‘절반의 합격’

입력 2016-04-17 15:37
업데이트 2016-04-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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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 대부분 개선…문자안내 지연 등 문제는 재현

태풍급 강풍과 난기류로 인한 기상악화로 16일 제주에서 대규모 항공기 결항·지연사태가 다시 발생했다.

지난 1월, 32년 만의 폭설로 촉발된 최악의 결항사태로 내외국인 관광객과 제주도민이 큰 불편을 겪은 지 약 3개월 만이다.

당시 대형 재난에 대비한 제주도와 관계기관의 체계적 매뉴얼 부재와 ‘선 결항편 승객의 우선탑승 원칙’ 없이 선착순으로 대기표를 발부한 저비용항공사(LCC)의시스템 부재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항공기 결항·지연사태에서 보여준 행정 당국과 저비용항공사의 대처 능력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행정당국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지만, 저비용항공사는 상당 부분 개선됐으나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 2% 부족한 저비용항공사 서비스

폭설 대란 이후 고객에게 결항 등에 대한 안내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전달하는 등 대부분 개선됐지만, 일부 항공사가 탑승 가능한 항공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서둘러 안내하지 않아 이용객의 불만을 샀다.

결항편 순서와 상관없이 먼저 대기한 승객이 먼저 탑승하는 일도 다시 발생해 승객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진에어 항공편으로 전날 오후 9시 5분 김포로 가려던 안모(25·여)씨는 공항에서 몸이 불편한 할머니(87)와 발권 창구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안씨는 결항편이 대체된 항공편이 언제인지 안내를 기다렸지만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

그는 “다른 승객들은 항공권을 구하고 있기에 확인해 보니, 먼저 대기한 승객부터 항공권을 구입해 갔다”며 “결항에 대한 안내가 오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탑승할 수 있는 지 안내가 없었다”고 불평했다.

제주항공으로 전날 오후 5시 50분 김해로 가려던 신모(30)씨 일행도 이날 오전 비슷한 처지에 있었다.

제주항공은 이날 새벽 신씨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17일 오전 11시 45분(임시편) 출발편부터 좌석 가능한 항공편에 차례대로 여정변경을 해줄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그는 안내받은 시각보다 4시간가량 늦은 오후 3시 50분 출발편 좌석을 받았다.

신씨는 “문자로 안내받은 시간하고 상관없이 줄을 서는 순서대로 그 시각 이후의 항공편 좌석을 발권해 줬다”고 말했다.

일부 저비용항공사들은 전날 오후 6시 이후에야 최초 결항 안내 문자를 승객들에게 보내 대규모 결항이 예상되면 즉시 안내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해당 항공사 관계자는 “임시편이 7편으로 항공좌석이 부족해 항공편 배정 계획이 늦게 확정된 일부 승객들에겐 안내가 늦었다”고 해명했다.

폭설 대란이 후 결항편 승객들에 대한 항공 수송 정보 안내 발권 절차가 크게 개선됐다는 의견도 많았다.

제주항공을 이용한 김모(45·여)씨는 “항공사에서 결항 안내 등 항공정보에 대한 정보를 문자로 보내줘 공항에서 밤을 새우는 일 없이 아침에 나와 기다린 후 항공권을 받았다”고 말했다.

◇ 관계기관 통합 매뉴얼 운영 ‘합격점’

저비용항공사와 달리 제주도 등 관계기관은 이번 대규모 결항 사태에 대한 대처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제주도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올해 초 ‘폭설 대란’ 후 공항 체류객 불편해결 지원을 위해 마련한 단계별 매뉴얼에 따라 기민하게 대처했다.

이들 기관은 16일 오후 3시 5분께 강풍과 난기류로 인해 제주공항 항공기 결항·지연 사태가 발생하자 통합 매뉴얼에 따른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 경보를 순차적으로 발령하기 시작했다.

당일 대부분 항공편 결항이 예상되자 오후 5시 15분께 3단계 ‘경계’ 경보를 발령,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사무실에 종합상황실인 비정상운항대책반을 구성하고 대책회의를 열어 기관별 대책을 실행했다.

세 기관은 공항을 떠나려는 체류객들에게 인근 숙박업소를 안내하고 심야시간에도 공항에 머무를 체류객에게 지원할 매트·모포·음료·간식을 충분히 확보해두는 등 체류객 불편 해소를 위한 조처를 했다. 이어 공항에 머무른 300∼400명의 체류객에게 물품 등을 지급했다.

공항에서 하룻밤을 지낸 송모(62·서울시)씨는 “모포와 매트, 음료 등을 나눠주는 등 공항 직원들이 친절하게 해줘 정말 고마웠다”며 공항을 이용하는 내내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공항이용객들 역시 송씨와 큰 이견이 없었다.

세 기관은 지난 3월 폭설·태풍과 같은 제주공항의 비상상황에 서로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통합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관심’ 단계는 결항 항공편 예약인원이 1천명 이상 발생하거나 출발 항공편이 5편 이상 연속적으로 결항 또는 운항 중단하는 경우, ‘주의’ 단계는 결항 항공편 예약인원이 3천명 이상 발생하거나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발생하는 경우 발생한다.

‘경계’는 당일 출발 예정 항공편의 50% 이상 결항 또는 운항 중단이 예상되거나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500명 이상 발생할 때 발효한다.

또 당일 항공편이 전면 결항·운항 중단되거나 익일 항공편 결항까지 예상되며 심야 체류객이 1천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 경계 단계를 ‘심각’ 단계로 확대 운영한다.

이들 기관은 협약 이후 항공기 비정상 운항에 따른 체류객 발생을 가정해 연 1회 이상 합동 모의훈련을 시행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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