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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 125회·이재민 4만여명 공포… 日 되살아난 대지진 악몽

여진 125회·이재민 4만여명 공포… 日 되살아난 대지진 악몽

이석우 기자
입력 2016-04-15 22:58
업데이트 2016-04-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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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규슈 구마모토현 지진 피해 속출… “일주일간 진도 5~6 여진 계속”

9명 사망·1100여명 부상… 사망자 늘 듯

일본 열도가 지진 공포에 떨고 있다. 한반도에서 가까운 규슈 지역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규모 6.5의 지진 발생 다음날인 15일 사망자 9명, 부상자 1100여명으로 집계됐지만 더 강한 지진이 오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구마모토현을 관할하는 후쿠오카 총영사관은 “한국인 피해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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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덮친 日구마모토… 사투 벌이는 이재민
강진 덮친 日구마모토… 사투 벌이는 이재민 일본 구마모토현 마시키마치의 한 남성이 15일 무너진 담벼락과 지붕 사이로 아이를 등에 업은 채 걸어가고 있다. 일본 당국은 전날 발생한 규모 6.5의 지진과 125차례의 여진으로 구마모토현의 가옥 수십채가 무너지면서 주민 9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주민 4만 5000여명은 대피소에서 이틀째 밤을 지새웠다.
마시키마치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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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지새우며 떨고 있는 이재민들
밤 지새우며 떨고 있는 이재민들 15일 일본 구마모토시 인근 마시키마치에 마련된 대피소에 모인 주민들이 여진의 공포에 떨며 밤을 지새우고 있다.
구마모토 AP 연합뉴스
일본 기상청은 진도 1 이상의 여진이 125회 반복됐다고 발표했다. “규모 5~6의 강한 여진이 앞으로 1주일은 계속될 수 있다”는 경고에 2만명에 가까운 피난민들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피난소에서 불안에 떨었다. 4만 4000여명을 넘어섰던 피난민 가운데 일부는 귀가했다.

이번 지진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규모 9.0) 이래 가장 강한 것이다. 일본 열도의 활성 단층대가 다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직하 지진 등 대지진 엄습에 대한 경계심과 불안도 커졌다.

지진은 지난 14일 밤 9시 26분쯤 발생했다. 진원 깊이가 11㎞로 얕은 편이어서 충격이 컸다. 최근 발생한 지진의 진원이 점점 얕아지고 있어 위험이 커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 대다수는 무너진 건물이나 떨어진 건물 잔해 등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었다.

NHK는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50여명이 넘어 사망자가 늘 수 있다고 전했다. 1만 5000여 가구가 정전됐고 5만 8000여 가구가 단수 상태이며 각급 학교는 휴교에 들어갔다. 구마모토 공항은 15일 여진 우려 등으로 활주로를 폐쇄했다가 재개했고, JR규슈는 규슈신칸센 전 구간 운행을 중지했다. 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노면이 꺼지거나 솟아올랐고, 휴지를 구겨 놓은 것처럼 쭈그러지는 등 여기저기 파인 곳에 차량들이 빠지기도 했다.

건물과 담장 수백 채가 무너져 내리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마시키마치에서는 무너진 건물에 갇혀 있던 생후 8개월 된 여자아이가 이날 오전 6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되기도 했다. 도로 곳곳에 금이 가거나 구멍이 생겼고,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가옥과 담장들도 여진에 불안한 상태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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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일본 남부 규슈에 자리한 구마모토성이 전날 밤 발생한 강진으로 지붕과 성벽 등이 파손된 채 스산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구마모토성은 임진왜란에 참전했던 무장 가토 기요마사가 자신의 영지에 쌓은 400여년 역사의 성이다. 일본 문화청은 진도 6.5의 지진으로 구마모토성을 비롯해 8건의 국가 지정 문화재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구마모토 AFP 연합뉴스
15일 일본 남부 규슈에 자리한 구마모토성이 전날 밤 발생한 강진으로 지붕과 성벽 등이 파손된 채 스산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구마모토성은 임진왜란에 참전했던 무장 가토 기요마사가 자신의 영지에 쌓은 400여년 역사의 성이다. 일본 문화청은 진도 6.5의 지진으로 구마모토성을 비롯해 8건의 국가 지정 문화재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구마모토 AFP 연합뉴스
지은 지 400년이 넘은 구마모토성은 담벼락 일부가 무너져 내렸고 성벽에는 지름 1m가 넘는 구멍이 생겼다. 성의 전망대 격인 천수각은 목재들이 충격으로 튀어나왔고 지붕의 기와들은 떨어지거나 허물어져 내렸다. 구마모토시에 있는 성은 임진왜란 때 선조의 아들인 임해군, 순화군을 포로로 잡았던 가토 기요마사가 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지진은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고베대지진)과 흔들림의 세기인 진도에서는 7로 같았지만 피해는 극히 적었다. 일본 정부와 국민들의 내진 강화 등 철저한 대비가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됐다. 6402명이 사망한 고베대지진은 절대 강도를 재는 리히터 규모로는 7.3으로 이번 구마모토지진 규모 6.5보다는 강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여진이 계속되는 만큼 피해 방지와 주민 구조에 전력을 다하겠다”면서 “16일 현지를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6-04-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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