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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은 아시아 허브”…알켈리·스티븐말리 등 K팝과 협업

“K팝은 아시아 허브”…알켈리·스티븐말리 등 K팝과 협업

입력 2016-04-14 09:56
업데이트 2016-04-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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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수들, 해외 팝스타와 잇단 작업…밀젠코는 본격 한국 활동도

국내 가수들의 앨범 크레딧에 해외 팝스타들의 이름이 등장하는 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유튜브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타고 세계로 뻗어나간 K팝의 저변과 위상이 공고해졌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최근에도 국내 가수들이 잇달아 해외 유명 뮤지션들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 소식을 전했다.

이미 싸이를 비롯해 빅뱅, 투애니원의 씨엘 등 글로벌 K팝 주자들이 여러 팝스타들과 협업했지만 예상 밖의 흥미로운 조합이 잇따르고 있다. 록밴드 스틸하트의 보컬 밀젠코 마티예비치는 아예 본격적인 한국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 알켈리×바이브, 용형×사일렌토 등 협업 잇달아

보컬그룹 바이브가 오는 21일 발표할 정규 7집에는 미국 알앤비(R&B)의 전설 알 켈리가 참여했다. 알 켈리가 한국 가수와 작업한 건 처음이다.

소속사 더바이브는 “알 켈리가 7집 수록곡인 알앤비 러브송을 작사·작곡하고 바이브와 함께 노래했다”며 “알 켈리는 이 곡을 유명 프로듀서인 닐 로니와 함께 작사, 작곡했다”고 말했다.

알 켈리의 섭외는 가수 리사의 남편인 이규창 키노33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관계자는 “이규창 대표가 바이브의 미국 담당 프로모터와 함께 일하고 있어 알 켈리 측과 인연을 맺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레게 그룹 ‘스컬&하하’는 ‘레게의 전설’인 밥 말리의 둘째 아들 스티븐 말리와 지난 달 발표한 신곡을 함께 작업했다.

미국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레게 앨범을 여러 차례 수상한 스티븐 말리는 이들의 신곡 ‘러브 인사이드’(Love Inside)에서 가창뿐 아니라 작사·작곡에 참여하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작곡가 용감한형제는 지난해 데뷔 싱글 ‘와치 미’(Watch Me)로 유튜브 스타가 된 미국 고교생 래퍼 사일렌토와 손잡았다.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3위에 오른 ‘와치 미’는 유튜브에서 현재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8억 건에 육박한다.

사일렌토는 용감한형제가 작곡한 싱글 ‘스포트라이트’에 참여하며 K팝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지난 8일 공개된 이 곡에서 용감한형제가 키우는 중학생 래퍼 펀치와 듀엣하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걸그룹 포미닛도 지난 2월 발표한 미니 7집 타이틀곡 ‘싫어’를 미국 유명 DJ인 스크릴렉스와 협업했다. 스크릴렉스는 이 곡의 공동 작곡·편곡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미국 알앤비 가수 에릭 베넷은 2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말 사랑했을까’를 영어로 리메이크해 화제가 됐다. 그는 작곡가 박근태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 노래를 불렀다.

반대로 국내 가수가 해외 가수의 러브콜을 받은 경우도 있다.

그룹 비에이피의 젤로는 스웨덴 팝 밴드 브레이슬렛의 곡 ‘브레이크어웨이’(Breakaway)에 참여했다. 이 노래는 영어곡으로 젤로는 한국어로 작사와 랩을 맡았다.

2014년 결성된 브레이슬렛의 주축 멤버이자 형제인 찰리와 펠릭스는 스웨덴 국민 그룹 아바의 멤버 베니 안데르손의 손자들이다.

비에이피의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는 “브레이슬렛의 소속사이자 베니 안데르손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솜코 그룹이 K팝에 관심을 갖고 아시아와 음악적인 교류를 시작했으며 협업 파트너로 비에이피를 택했다”고 말했다.

아예 한국 기획사에 둥지를 튼 팝스타도 있다.

‘쉬즈 곤’(She‘s Gone)으로 유명한 스틸하트의 밀젠코 마티예비치는 가수 미나의 소속사 배드보스컴퍼니와 계약하고 한국 방송가를 종횡무진 중이다. 그는 MBC TV ’복면가왕‘과 SBS TV ’불타는 청춘‘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드라마 ’화려한 유혹‘의 OST 곡을 부르고 한국어 싱글을 내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는 “사랑받은 한국에서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 K팝 위상 공고해져…“K팝은 아시아 진출 허브”

눈에 띄는 점은 빅뱅이나 싸이 등 글로벌 스타들의 영역이던 해외 협업이 바이브, 스컬&하하 등 주로 내수 시장에 치중해 음악 활동을 하던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로까지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해외 팝스타들의 K팝 나들이가 활발한 데 대해 한국이 아시아 진출 거점으로 위상이 공고해졌다는 방증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남미, 중동 등지로 확장한 K팝이 아시아 대표 음악이란 인식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에릭 베넷과 작업한 작곡가 박근태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선 이미 아시아 시장 진출의 니즈(Needs)를 강하고 느끼며 K팝을 주목했다”며 “해외 작곡가들과 ’송라이팅 캠프‘를 해보면 K팝을 아시아 진출의 허브로 삼아 중국, 대만 등 다른 아시아권까지 범위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비에이피의 소속사 김영실 본부장도 “K팝이 아직 미국에서 주류 음악은 아니지만 중국어권과 동남아시아 등을 아우르는 아시아권 주류이니 K팝과의 협업을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K팝이 체계적인 프로듀싱 시스템을 바탕으로 서구적인 감각과 세련미를 더해 글로벌 시장 눈높이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점도 해외 뮤지션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이미 SM엔터테인먼트 등의 대형 기획사들은 다국적 작곡가들과 공동 작업하는 ’송라이팅 캠프'를 진행해 소녀시대, 에프엑스, 엑소 등의 히트곡을 만들어내며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았다.

사일렌토도 지난 2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싸이를 시작으로 K팝을 주목했는데 K팝은 미국 팝과 다를 바 없을 만큼 익숙하다”며 “언어만 다를 뿐 노래는 통하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가수들 역시 해외 팝스타들과의 협업에 적극적이어서 서로 이해가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다. 힙합, 레게, 알앤비 등의 뮤지션들이 이 장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전설들과 작업할 경우 음악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프로모션 측면에서도 주목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예상 밖의 신선한 조합을 통해 음악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이젠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음악에 국경이 없는 시대이니 해외 음악팬들에게 눈도장을 찍겠다는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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