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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양고기 많이 먹으면 일본의 교복값은 올라간다”

“중국인이 양고기 많이 먹으면 일본의 교복값은 올라간다”

입력 2016-04-11 14:31
업데이트 2016-04-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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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나비효과… 양고기 소비증가로 양모용 양 급감

양모 1, 3위 생산국 호주·뉴질랜드, 양모용 양→식용 양 사육으로 바꿔

중국인의 양고기 소비가 늘면 일본 학생들의 교복값이 오른다?

얼핏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지만 사실이다. 인구 대국인 중국인의 입맛이 달라지면 해당 물품의 가격은 물론 그 물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의 국제가격까지 달라지는 세상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공급과잉으로 세계의 공장격인 중국의 원자재 소비가 감소하자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의 광산지대에 실업자가 속출하는 이른바 `나비효과'가 일상화되고 있다. 나비효과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고 경미한 바람이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일본의 교복값과 신사복 가격 인상은 나비효과의 가장 최근 사례에 속한다.

10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올해 입학 시즌 일본의 학생 교복값은 5-10% 올랐다. 교복값이 오른 건 10년 만이다.

도쿄(東京)에 있는 자원·식량문제 연구소와 일본 양모산업협회에 따르면 교복값 상승의 주된 원인은 중국인의 양고기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으로 양고기 소비는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중국 국내의 양 사육두수는 지나친 방목으로 사막화가 심각해져 생산이 수요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얇게 썬 양고기를 육수에 익혀먹는 훠궈(火鍋)요리 붐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양모용 양생산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공급이 달리다 보니 수입이 늘 수밖에 없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의 양고기 수입량은 33만t에 달했다. 5년간 3배로 늘어났다. 세계 전체의 30%에 해당하는 양이다. 수입처는 주로 호주와 뉴질랜드. 양모생산 세계 1위인 호주와 3위인 뉴질랜드의 양 사육 농가들이 이 호기를 놓칠 리 없다. 양모용 양 사육을 식용 양 사육으로 바꾸는 농가가 크게 늘었다.

호주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호주의 양모생산량은 43만5천t으로 세계 생산량의 20%였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30%나 감소한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지니 값이 오르는 게 당연하다. 2014년 양모 가격은 10년 전에 비해 40% 올랐다. 뉴질랜드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엔화약세도 한몫해 수입가격도 상승했다.

신사복값도 올랐다. 총무성의 도·소매물가통계조사에 따르면 양모를 사용한 섬유제품값도 오르고 있다.

도쿄도내 23개 구(區)의 3월 현재 남성용 여름 정장 가격은 2만8천318엔(약 30만2천 원)으로 작년 3월보다 15.7% 상승했다. 여성용 가을·겨울 정장도 2월 기준 2만4천50엔(약 25만6천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9% 올랐다. 바지와 치마, 여성용 스웨터값도 4.8-19.9% 올랐다.

나가사와 노리오(長澤則夫) 일본 양모협회 전무는 “호주 등 주요 양모생산국들이 양모용 양 생산을 갑자기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급격히 높아져 수입가격이 내리지 않는 한 신사복 등 양모제품의 가격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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