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응시생 중 본 시험과 점수차 큰 경우 있는지 확인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공채 응시생 송모(26)씨의 인사혁신처 침입·성적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송씨와 같은 시험지로 지역에서 선발시험을 치른 이들과 송씨의 연관성도 살펴보고 있다.강신명 경찰청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송씨가 서울의 한 학원에서 문제지와 정답지를 훔친 시험으로 모의시험을 치른 인원이 270여명”이라며 “이들과 송씨의 관계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지역 A대학에 다닌 송씨는 올 1월 A대가 응시생을 선발하고자 서울의 한 공무원 시험 학원에 의뢰한 공직적격성검사(PSAT) 모의시험일 전 문제지와 정답지를 해당 학원에서 훔쳐 높은 점수를 받아 응시자로 추천됐다.
강 청장은 “해당 학원이 낸 문제로 시험을 치러 이번 지역인재 7급 응시자로 추천된 사람 가운데 송씨처럼 본 시험과 성적이 상식 밖으로 차이가 크다든가, 이들 중 송씨와 통화한 사람이 있는지 등을 보강 수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 A대가 사용한 PSAT 모의시험을 치른 인원은 7개 대학 277명이다. 이들 중 5개 대학 107명은 해당 시험 점수를 응시자 추천에 일부 적용받았다.
나머지 1개 대학은 다른 학원 모의고사 성적으로 응시자를 뽑았고, 또 다른 대학은 해당 학원의 다른 회차 시험 결과를 반영했다. 경찰은 이들 두 대학에서 모의시험을 본 170명은 수사선상에서 제외했다.
경찰은 A대와 같은 시험을 응시자 추천에 사용한 5개 대학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으면 이를 학원 측 자료와 대조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인사처가 주관한 3월5일 본 시험 합격자 130여명의 명단을 넘겨받아 이들 가운데 송씨와 관련 있는 인물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송씨와 같은 모의시험을 치르고 응시자로 선발된 107명 중 본 시험 합격자가 있는지, 합격자 가운데 그와 접촉한 인물이 있는지 살펴보고 송씨가 자신이 훔친 문제지를 제3자에게 제공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5개 대학 모의시험일이 각기 달랐는지, 시험을 치른 107명 중 송씨처럼 본 시험과 점수차가 큰 인물이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달 14일께 송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그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강 청장은 이틀 남은 4·13 총선과 관련해 지금까지 115명을 경찰이 수사했고, 이 가운데 95명의 혐의는 아직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강 청장은 세월호 참사 2주기(4월16일)와 관련한 추모행사 관리 방향에 대해서는 “특별한 위험이 없다면 추모 분위기에 맞게 가능한 한 경찰력을 주변에 배치하지 않고 차벽도 설치하지 않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내 한 경찰서 간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4·19혁명을 헐뜯는 내용의 글을 공유한 일을 두고는 “감찰 결과에 따라 응당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청장으로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