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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윌렛, “아내가 일찍 첫 아이를 낳은 덕에 대박 터뜨렸어요”

대니 윌렛, “아내가 일찍 첫 아이를 낳은 덕에 대박 터뜨렸어요”

최병규 기자
입력 2016-04-11 08:59
업데이트 2016-04-1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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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5언더파 283타 우승, 잉글랜드 선수로 두 번째

 아내의 출산 때문에 대회 출전 여부를 놓고 고민했던 대니 윌렛(잉글랜드)이 마스터스를 정복했다.

 윌렛은 11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끝난 제80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5개로만 5타를 줄인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우승, 대회 2연패를 노리던 조던 스피스(미국)를 제치고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상금은 180만 달러(약 20억 7600만원)이다.

 스피스는 전반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하다 ‘아멘코너’ 두 번째 홀인 12번홀(파3)에서 해저드와 벙커를 전전한 끝에 나온 ‘쿼드러플보기’의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공동 2위(2언더파 286타)로 밀려났다.

 만 28세인 윌렛은 유러피언프로골프(EPGA)투어에서 4승을 올리며 세계랭킹 12위에 오른 선수지만 스타급 무대에서는 이방인이었다. 더욱이 그는 이번 마스터스 기간 예정된 아내 니콜의 출산 때문에 출전 자체를 고민했다. 윌렛은 “첫 아이라 만약 출이 마스터스 기간과 겹치면 대회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골프보다 가족을 우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행히 아내가 열흘 일찍 출산한 덕에 출전했지만 윌렛은 3라운드까지 우승권성적을 함부로 예단할 수 없는 4위 그룹 중에 한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윌렛은 4라운드 스피스의 12번홀 자멸과 궤를 같이 하면서 정교한 아이언 샷과 퍼트로 소리없이 타수를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전반홀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우승 가도를 내달리던 스피스는 거짓말처럼 후반 들어 갑자기 난조에 빠졌다. 10번~11번홀 연속 보기를 적어냈지만 2위 그룹과 격차는 여전했다.

마의 12번홀. 스피스는 티샷을 그린 앞 워터 해저드에 빠뜨린 뒤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마저 뒤땅을 치면서 또 공을 물에 빠뜨렸다. 다시 1벌타를 받고 친 다섯 번째 샷은 이번에는 그린 뒤 벙커에 떨어졌다. 간신히 여섯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스피스는 한 번의 퍼트로 홀아웃했지만, 파밸류 ‘3’인 이 홀에서 스코어카드에 ‘7’을 적어야 하는 쿼드러플 보기에 망연자실했다.

 반면 윌렛은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1.5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우승을 예감했다. 스피스가 우승권에서 떨어져나간 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15번홀(파5) 이글을 잡아내 윌렛을 1타차로 따라붙으면서 스피스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그마저 16번홀 3퍼트를 저질러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스피스보다 세 조 앞서 경기를 끝내고 클럽하우스에서 최종 결과를 기다리던 윌렛은 18번홀 스피스가 티샷을 날림과 동시에 우승 통보를 받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잉글랜드 선수가 마스터스 챔피언이 된 것은 1996년 닉 팔도 이후 20년 만이다. 또 이 대회에서 우승한 잉글랜드 선수는 팔도(1989년·1990년·1996년) 이후 윌렛이 두 번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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