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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그룹 총수 지분율, 시총 상위 30개사 중 최고

아모레퍼시픽그룹 총수 지분율, 시총 상위 30개사 중 최고

입력 2016-04-08 07:47
업데이트 2016-04-0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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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회장이 과반 지분 보유…독주해도 견제장치 없어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사 가운데 총수 1인의 지분 쏠림 현상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이자 대표이사인 서경배 회장이 50% 넘는 지분을 보유한 상황에서 내부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총수 과반 지분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유일

8일 대신경제연구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금융사와 공기업을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사 중 서 회장이 지분 55.7%를 보유한 시총 16위 기업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개인 대주주 지분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3.38%),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 지분(5.17%),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23.4%),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11.28%) 등 다른 주요 기업 총수 지분율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서 회장의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율은 개인 대주주 지분율이 두번째로 높은 시총 21위 기업 한미사이언스의 임성기 대표 지분율(36.22%)보다도 훨씬 높다.

서 회장은 시총 4위 기업인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에서는 지분 10.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자산 규모 6조5천억원으로 재계 55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서경배 회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국내 주식부호 2위에 오른 것은 그에게 집중된 지분 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3년간 각각 12%, 16% 이상의 배당률을 적용해 현금배당을 해왔다. 이익 일부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취지지만, 현재의 지분 구조에서는 현금배당도 서 회장 개인에게 쏠리고 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39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현금배당금 총액은 325억원에 달했다. 서 회장은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73억원을 가져갔다.

◇ ‘독립성 결여’ 논란 사외이사·감사 모두 선임

국내 재벌 총수 일가가 극히 적은 지분율로도 순환출자 등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해왔다는 점에서 오너 지분율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사회나 감사위원회 등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아모레퍼시픽의 현 지분 구조에서 폐쇄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주총회에서는 내부 출신이거나 오너와 동문 사이여서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부적격 논란이 제기된 인물이 모두 통과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 따르면 이번에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이옥섭 바이오랜드 부회장은 과거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화장품연구소소장 및 상임고문 등을 역임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와 함께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 회장의 연세대 동문으로 같은 대학교의 같은 학과를 비슷한 시기에 다녀 독립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우영 전 태평양제약 대표이사 사장도 계열사 임원을 지낸 이력 때문에 감사위원으로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감사위원회 없이 상근감사 1명으로 감사 업무를 수행하다가 올해 처음 감사위원 3명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신설했다. 그러나 경영진과 대주주에 대한 견제력이 부족한 인물들로 채워넣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 팀장은 “최대주주 지분이 너무 많으면 다수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기보다는 대주주나 특수관계인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 지분율이 높다고 무조건 안 좋은 것은 아니지만, 비중이 과도하게 높으면 해당 기업 주식의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도 주주가치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급성장하면서 그에 대한 대가로 오너가 높은 지분율을 통해 엄청난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위기의 징후가 나타났을 때 선제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소유구조를 포함한 지배구조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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