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급된 측근들 아무 혐의 없어첼리스트 친구는 자랑스런 인물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역외 조세회피처에 관한 폭로는 서방의 선전전이며 거기에서 언급되는 자신의 친구들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비리 혐의도 없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이날 연설에서 “내 이름은 자료에 없으므로 얘기할 거리도 없지만 그들(서방)에겐 (러시아를 흠집내야 할) 과제가 있었기 때문에 선전전을 위한 자료를 만들어냈으며 아무 비리도 없는 내 지인과 친구들을 찾아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폭로전의 뒤에 미국 관리들과 정부기관들이 있음을 시사했다.
푸틴은 “폭로의 목적은 러시아를 내부에서 흔들고 우리를 좀 더 유순하게 만들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요리하기 위해서”라면서 ”이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사회 내부와 권력기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서로를 반목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사한 방법이 이미 러시아를 붕괴로까지 몰고 갔던 제1차 세계대전 시기에 적용됐다고 덧붙였다.
푸틴은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비밀 거래의 중심인물로 거론된 거장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에 대해서도 훌륭한 음악가라고 적극 두둔했다. 그는 “롤두긴은 번 돈의 거의 모두를 외국에서 비싼 악기를 구매하는 데 썼고 그 악기들을 러시아로 갖고 들어와 국가 자산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이어 “그는 오랫동안 사재를 털어 외국에서 연주회를 하고 러시아 문화를 전파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나는 그런 친구가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선 롤두긴 외에 페스코프 공보비서의 부인인 피겨스케이팅 선수 타티야나 나프카, 경제개발부 장관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등과 술레이만 케리모프, 아르카디 로텐베르크, 유리 코발축 등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가 조세회피처 비밀 거래에 관여한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로 거론되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