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뮤지션 꿈꾸는 한국 시각장애 학생 위해 수익금 기부”

“뮤지션 꿈꾸는 한국 시각장애 학생 위해 수익금 기부”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16-04-06 17:58
업데이트 2016-04-06 18: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6년 만에 내한 공연 신의 목소리 안드레아 보첼리

열두 살 때 머리 부딪혀 시력 잃어
“장애 두려움 떨치게 해준 것은 음악”

새달 1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서

이미지 확대
평단보다 대중에게 압도적으로 사랑받는 안드레아 보첼리는 “일부 클래식 평론가들은 내가 정통 음악가들과 다른 길을 걷고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는 걸 이해하지도 환영하지도 않았다”며 “하지만 내게 중요한 건 세간의 평가가 아니라 성악가로서 스스로를 단련하고 예술적 선택을 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와우픽쳐스 제공
평단보다 대중에게 압도적으로 사랑받는 안드레아 보첼리는 “일부 클래식 평론가들은 내가 정통 음악가들과 다른 길을 걷고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는 걸 이해하지도 환영하지도 않았다”며 “하지만 내게 중요한 건 세간의 평가가 아니라 성악가로서 스스로를 단련하고 예술적 선택을 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와우픽쳐스 제공
“신에게 노래하는 목소리가 있다면 안드레아 보첼리처럼 들릴 것이다.”(셀린 디옹)

세상을 보는 눈은 잃었지만 목소리로 세상을 사로잡은 안드레아 보첼리(58). 그가 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1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시네마 월드 투어’ 공연을 위해서다. 보첼리는 6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팬들이 내게 보여준 사랑은 한국이라는 땅이 지닌 사무치는 매력만큼이나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며 “관객들과 음악을 매개로 다양한 감정을 나누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보첼리는 고향 이탈리아 토스카니의 하늘빛과 햇살을 닮은 청명한 목소리로 클래식 팬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까지 사랑받는 팝페라 테너다. 대표곡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포함해 그가 발표한 20여장의 앨범은 세계적으로 8000만장이 팔려 나갔다.

이번 공연은 그가 지난해 발표한 영화음악 앨범 ‘시네마’ 수록곡과 오페라 아리아 등으로 꾸며진다. 그는 “‘마리아’, ‘뮤직 오브 더 나이트’, ‘비 마이 러브’ 등 내 목소리와 가장 잘 어울리고, 다른 사람보다 노래의 특징을 더 잘 살릴 수 있는 음악들을 들려주겠다”고 했다.

토스카나 시골 농가에서 태어난 보첼리는 열두 살 때 축구를 하다 머리를 부딪혀 시력을 잃었다. 보첼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서전에 “시력을 완전히 잃었을 때 두려움과 절망의 눈물을 흘리는 데 필요한 시간은 한 시간뿐이었다.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데는 일주일이면 충분했다”고 썼다.

장애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게 해준 것은 ‘음악의 힘’이었다. “노래할 수 있는 능력은 천국에서 받은 선물”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어릴 때부터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다. 여섯 살 때 피아노를 배운 뒤 색소폰, 드럼, 기타, 트롬본, 트럼펫, 플루트 등 온갖 악기를 두루 거쳤다. 유모에게서 프랑코 코렐리의 앨범을 선물 받곤 테너가 운명임을 직감했다는 그는 일곱 살 때부터 유명 성악가들을 모창하기 시작했다. 피사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변호사로 일했지만 결국 운명을 그러쥐었다.

어느덧 보첼리도 60대를 앞두고 있다. 그는 나이가 ‘덫’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라고 했다.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제가 가꿔 온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있어요.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저는 예술적인 면에서나 기교, 해석 등에서 균형을 잘 맞춰 오고 있습니다. 지금도 스스로를 자극하고 성장하는 긍정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나이가 주는 성숙함 덕분에 레퍼토리를 선택하는 것이나 음악을 해석하는 관점 등에 있어 더 큰 자유와 힘을 얻고 있어요.”

한편 공연 주최사인 와우픽쳐스는 보첼리가 지난달 30일 “나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 가운데 뮤지션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기부 의사를 밝혀 왔다고 전했다. 주최사는 이에 따라 티켓 수익금 일부를 시각장애아동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시각장애인 음악가들을 공연장에 초청하기로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6-04-07 23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