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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페이퍼스’에 미국인 왜 없나…“미국 자체가 조세회피처”

‘파나마 페이퍼스’에 미국인 왜 없나…“미국 자체가 조세회피처”

입력 2016-04-06 10:58
업데이트 2016-04-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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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방송 “美 일부 지역 페이퍼 컴퍼니 설립 쉬워 조세회피 용이”

최근 공개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조세회피처 폭로 자료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200개국 이상 부자들의 조세회피 흔적이 담겨 있다.

한국인도 190여 명 이상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개된 주요 인사의 명단에는 최고 경제 대국인 미국 출신 인사가 눈에 띄지 않아 눈길을 끈다.

5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은 “파나마 페이퍼스에 미국인이 없다고 해서 미국인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솔직하고 법을 잘 지킨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며 미국인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들을 추정했다.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미국 내에서 얼마든지 조세 회피가 가능한 탓에 굳이 해외 로펌을 고용해 해외에 자금을 빼돌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령 버진아일랜드를 비롯해 델라웨어와 네바다 주 등은 관련 규제가 느슨하고 세율이 낮은 것으로 유명하다고 NBC는 설명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NGO) 조세정의네트워크의 금융투명성지수에서도 미국은 스위스, 홍콩에 이어 세 번째로 조세 회피가 용이한 국가로 꼽혔다. 13위를 차지한 파나마보다 높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전 세계 역외 금융산업 관련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는 더이상 ‘역외’(offshore)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미국이 ‘역외’ 금융의 최대 종착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 투명성을 주창하는 NGO 글로벌 위트니스의 마크 헤이스는 WP에 “미국은 익명의 페이퍼 컴퍼니를 세우기 가장 쉬운 국가 중 하나라고들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컨설팅업체 매킨지앤드코의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네바다, 델라웨어, 몬태나, 사우스다코타, 와이오밍, 뉴욕 등 미국 주들은 조세회피처로 잘 알려진 케이맨 군도나 바하마보다도 페이퍼 컴퍼니 설립에 관대하다.

일부 주에서는 신분증 없이도 페이퍼 컴퍼니 설립이 가능한 탓에 NGO 국제금융청렴의 조지프 스팬저스는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회사를 세우는 것이 도서관 대출카드 만들기보다 쉽다”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WP는 꼬집었다.

미국인이 비교적 조세 회피 유인이 약해 파나마 페이퍼스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추정도 나온다.

국제 금융 전문가인 리 셰퍼드는 NBC에 “미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세금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미국 부자들이 (납세로 인해) 잃을 게 적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인들이 단순히 ‘파나마 페이퍼스’ 근원지인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 대신 다른 로펌들을 이용했거나, 아니면 이번 자료가 워낙 방대한 탓에 미국인의 이름이 미처 공개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NBC는 전했다.

미국 법무부는 현재 미국인 관련 여부 등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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