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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생명 사랑 운동으로 사람들 치유하는 역할할 것”

“詩, 생명 사랑 운동으로 사람들 치유하는 역할할 것”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16-04-05 23:10
업데이트 2016-04-06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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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호 신임 한국시인협회장

“국가가 문화융성시대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그걸 실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시의 위기이자 인간의 위기인 분열과 극단의 시대죠. 이런 때 시가 사람들을 치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를 활용한 생명 사랑 운동을 전 국민 캠페인으로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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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호 한국시인협회장
최동호 한국시인협회장
최근 한국시인협회(이하 시협)의 41대 회장으로 취임한 최동호(68) 시인이 5일 기자들과 만나 이런 포부를 밝혔다. 1400여명의 시인을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는 시협은 내년 60주년을 맞는 국내 최고(最古)의 문인 단체다.

2018년 3월까지 2년간 시협을 이끌게 된 최 신임 회장은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 알파고 이전과 이후의 시대로 나뉜다고 생각한다”며 “시야말로 기계와의 공존으로 나날이 좁아지는 인간의 영역을 지켜 주는 마지막 보루인 만큼 시가 국민들의 삶에 뿌리박고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시협이 주력할 사업은 두 가지다. 첫째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문화 운동을 통해 가족·생명·인간 사랑의 가치를 퍼뜨리는 것이고, 둘째는 내년에 개최할 예정인 세계시인대회를 계기로 한국 시의 세계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협은 5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자녀와 부모 간 시 쓰기 운동 등을 진행하고, 오는 11월 한 달은 시의 달로 정해 다양한 시 축제를 펼칠 예정이다.

“요즘은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극단의 시대 아닙니까. 제가 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에게 ‘부모님께 시를 써 보라’고 했더니 그 시를 부모님에게 전하면서 서로 감동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자녀는 부모에게 사랑의 시를 쓰면서 요즘 각박한 우리의 정서를 감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최 회장은 고 김종철 전 회장의 숙원이었던 남북한시인대회도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쳤다.

“지금은 남북이 금방이라도 뭔가 터질 것 같은 극도의 대치 상황을 이어 가고 있지만 평양에서 남북시인대회를 개최해 이런 분위기를 전환할 출구를 마련해 보자는 거죠. 시가 실체적인 힘은 없지만 더 낮은 자세로 사람 속으로 들어가면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끼고 위축된 존재감을 회복할 거라 믿습니다. 시가 끝난 시대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만 새롭게 부활하는 시의 시대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6-04-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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