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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개발 연루’ 제재 北 금융사 ‘파나마 페이퍼스’ 포함

‘핵개발 연루’ 제재 北 금융사 ‘파나마 페이퍼스’ 포함

입력 2016-04-05 10:07
업데이트 2016-04-0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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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0년 거주 英은행가가 조세회피처에 설립

북한 핵·미사일 개발과 무기 거래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오른 금융회사 ‘DCB 파이낸스’가 4일 사상 최대 규모로 폭로된 조세회피처 자료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 북한에 20년간 거주한 영국인 은행가가 이 회사의 조세회피처 내 설립을 주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에 따르면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악명 높은 파나마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는 대동신용은행(DCB)의 계열사인 DCB 파이낸스를 고객사로 관리했다.

모색 폰세카 자료에 따르면 ‘평양국제문화회관’을 주소지로 적은 영국인 나이절 코위는 북한인 김철삼과 함께 2006년 여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DCB 파이낸스를 설립 등록했다.

코위는 김정일 정권 때인 1995년 북한으로 이주해 북한의 첫 외국계 은행인 대동신용은행의 은행장이 된 인물이다. 처음에는 허름한 평양 호텔에서 직원 3명을 데리고 일했던 그는 2006년에는 이 은행 지분 70%를 인수한 컨소시엄까지 이끌었다.

에든버러대학을 졸업했고 한국어와 중국어에 모두 능통한 그는 북한으로 건너가기 전 홍콩 HSBC에서 근무했으며 평양으로 건너간 이후에는 방북한 외국 매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과의 인터뷰에서 코위는 자신이 “북한이 다시 잘 굴러가도록 돕는 사람의 일부”라고 말했으며 독재정권에서 벗어나 홍콩이나 미국 뉴욕 등지에서 일할 생각은 없느냐는 물음에 “이곳이 훨씬 더 재미있다”고 답했다.

그의 이름은 2006년 대동신용은행에 대한 미국 제재 이후 언론 보도에 오르내린 바 있다. 이후 코위는 2011년 자신의 이 은행 지분을 중국 컨소시엄에 팔았다.

북한은 2006년 7월 미사일을 발사했고 그해 10월에는 첫 번째 핵실험을 했다.

이후 미국은 2013년 핵 개발과 탄도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 확산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대동신용은행과 DCB 파이낸스, 이 회사 중국 다롄(大連) 지점의 대표인 김철삼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은 이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조선광업개발회사와 이 회사의 금융을 담당하는 탄촌상업은행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모색 폰세카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금융조사당국이 2010년 DCB 파이낸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물어올 때까지 이 회사를 관리했다가 그해 9월에야 관계를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버진아일랜드 당국은 다시 모색 폰세카에 접촉해 2006년 DCB 파이낸스 설립 전에 처리한 수표 있는지 물었다.

당시 몬색 폰세카 파나마 본사의 감사팀과 버진아일랜드 지사 사이에 오간 ‘험악한’ 분위기의 이메일은 DCB 파이낸스 거래의 위험성을 모색 폰세카 본사에서 확실히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감사팀은 2013년 8월 9일자 이메일에서 “우리는 북한이 제재 대상에 오른 것을 알았거나 알고 있어야 했던 2006년 거래 때부터 왜 DCB와 관계를 유지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애초에 고위험 회사라는 것을 확인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감사팀은 또한 코위의 북한 주소가 ‘위험신호’임을 감지했어야 한다면서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모색 폰세카 버진아일랜드 지사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편지를 쓰는 일은 기쁘지 않다”고 적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대해 코위의 변호사는 “코위의 이름은 DCB와 과거 연루됐던 부분을 보여주려 (파나마 페이퍼스에) 선택된 것”이라며 “그는 재직 중 제재된 기관과 제재된 목적의 직·간접 거래가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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