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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핀 ‘올림픽의 꿈’ 남기고 떠난 쇼트트랙 노진규

못다핀 ‘올림픽의 꿈’ 남기고 떠난 쇼트트랙 노진규

입력 2016-04-04 14:51
업데이트 2016-04-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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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육종 투병 끝에 3일 하늘나라로…5일 발인

한국 남자 쇼트트랙에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뒤를 이을 최고 유망주로 손꼽혔던 노진규(24)가 2년여에 걸친 암과의 사투를 이겨내지 못하고 3일 세상을 떠나면서 빙상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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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진규 영정사진
고 노진규 영정사진 4일 서울 원자력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전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노진규의 영정사진.
연합뉴스
노진규의 친누나이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선수인 노선영(강원도청)은 4일 새벽 노진규의 SNS를 통해 동생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노진규의 죽음이 더 안타까운 것은 그의 화려했던 선수 이력 때문이다.

특히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골육종 판정을 받고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으며 끝내 ‘꿈의 무대’에 서지 못한 아쉬움이 팬들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하고 있다.

노진규는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을 이끌 최고 스타로 인정을 받았다.

9살 때 누나를 따라 처음 스케이트와 처음 인연을 맺은 노진규는 뛰어난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국내 남자 쇼트트랙 무대를 평정했다.

과천중학교 시절 주니어 상비군에 발탁된 노진규는 2010년 세계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남자부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노진규는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1,500m와 계주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어 2관왕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특히 노진규는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누나인 노선영과 함께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어 ‘남매 금메달라스트’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성인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한 노진규는 2010-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 1,00m와 1,500m에서 잇달라 금메달을 목에 걸더니 마침내 2011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00m, 1,500m, 3,000m 슈퍼파이널을 모두 석권하며 남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때부터 노진규는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혔다.

노진규는 2011년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1-2012 월드컵 4차 대회 1,500m에서는 2분09초041의 세계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이 기록은 안현수가 2003년 세웠던 기록을 8년 만에 경신한 신기록이었다.

노진규는 이에 앞서 그해 3월에도 3,000m 슈퍼파이널에서 세계신기록(4분31초891)을 기록했다.

아직도 ISU 홈페이지의 세계기록란에는 1,500m와 3,000m 슈퍼파이널의 세계기록보유자로 노진규의 이름이 당당히 올라있다.

노진규에게 병마가 닥친 것은 2013년 9월 월드컵 시리즈 1차 대회를 마치고 나서다.

당시 어깨 통증 때문에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종양이 발견됐다.

하지만 노진규는 소치 올림픽을 겨냥해 수술을 미룬 채 월드컵 시리즈에 참가했지만 소치올림픽이 열리기 한달전 대표팀 훈련 도중 팔꿈치가 부러지는 악재를 당해 끝내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노진규는 팔꿈치 수술과 함께 어깨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종양까지 제거하려다가 애초 알고 있었던 것과 달리 종양이 악성인 골육종으로 판명받았고, 왼쪽 견갑골을 들어내는 큰 수술을 받은 뒤 항암 치료를 받았다.

힘겨운 항암 투병을 해온 노진규는 지난해 1월 병세가 회복돼 재활을 시작했지만 골육종이 재발해 다시 투병했고, 끝내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4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노진규의 사망 소식에 함께 빙상무대에서 활동한 국내외 선수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쇼트트랙의 간판스타 샤를 아믈랭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노진규와 레이스를 펼치는 사진을 올린 뒤 “오늘은 슬픈 날이다. 나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노진규가 세상을 떠났다. 정말 안타깝다. 그는 2011년 세계챔피언이었다. 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는 글을 남겼다.

영국 대표팀의 잭 웰본도 페이스북 계정에 노진규와 경쟁하는 사진과 더불어 “노진규, 당신의 최고의 스케이터였다”며 추모했다.

이밖에 태극마크를 달고 함께 대표팀에서 활동했던 박승희(스포츠토토)를 비롯한 동료들도 자신의 SNS 계정에 동료를 잃은 슬픔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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