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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음악학원 방화 10대, 2년전 ‘충동억제 장애’ 진단

안산 음악학원 방화 10대, 2년전 ‘충동억제 장애’ 진단

입력 2016-04-02 17:01
업데이트 2016-04-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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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망자 2명 부스 안에서 연주하다 비명 못들은 듯”

학원, 면적·이용자 기준 소규모여서 소방관리 대상 제외

경기 안산의 한 실용음악학원 내부에 불을 질러 2명의 사망자를 낸 10대 고등학생이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2일 A(16·고1)군이 2년 전 ADHD 진단을 받은 사실을 부모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전문의는 A군에 대해 “활동 및 주의력 장애로 판단된다. 주의력 저하로 충동반응 억제의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군이 방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A군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A군이 드럼 방음부스 안에서 라이터로 벽면에 불을 붙였다가 불이 붙지 않자, 친구 B(16·고1)군이 제지하는 것을 무릅쓰고 다시한번 더 불을 붙여 방화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충동억제 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의식이 결여된 모습을 보이곤 한다”며 “특정한 행위를 하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알면서도 이를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연기를 흡입해 숨진 기타 강사 이모(43)씨와 드럼 수강생 김모(26)씨 등 2명은 소음이 차단된 부스에서 악기를 연주하다가 화재사실을 뒤늦게 감지해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화재는 이 학원의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드럼 부스에서 시작됐으며, 사망자 2명은 불이 시작된 부스 앞과 학원 출입구 바로 안쪽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와 김씨가 화재 당시 출입구에서 가장 먼 부스 2곳에서 각자 악기를 연주한 사실을 확인, 이들이 연주 소리와 부스에 설치된 방음재 때문에 밖의 상황을 빨리 알아채지 못하고 뒤늦게 탈출을 시도하다가 연기에 질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학원 내부는 중간에 복도를 기준으로 양옆으로 모두 6개의 부스가 있는 구조로, 이들 부스에는 악기 소리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창문이 설치되지 않았다.

경찰은 그러나 창문이 설치되지 않은 점을 포함해 해당 학원이 건축법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한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학원은 면적이 협소하고 이용 인원이 적은 곳이어서 소방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일반 상가건물의 경우 최소 규제 기준은 연면적 400㎡ 이상으로, 소방당국은 화재 시 비상경보 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학원이 입주한 2층짜리 상가건물은 연면적이 343㎡에 불과하다.

또 학원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300인 이상이 이용할 경우 지역교육청 신고과정에서 소방당국과 협의하게 돼 있지만 해당 학원은 이 규모보다도 작은 곳이어서 소방 관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300인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면적 기준으로 따지면 1인당 1.9㎡씩을 적용해 최소 570㎡(1.9㎡×300명) 이상이 되면 소방 관리 대상이다.

해당 학원은 2014년 2월 지역교육청에 ‘학원’으로 설립신고됐으나 면적이 165㎡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방음부스 내부에 설치된 흡음재(방음재) 또한 학원 운영자가 임의로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소방당국이 규제할 대상은 아니다.

다만 소방당국은 소화기 비치와 비상등 설치 등 일부 권고 사항이 준수됐는지에 대해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 2시간에 걸쳐 현장 감식을 진행,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흡음재 등에 대한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입건된 A군은 이날 오전 병원에서 나와 오후부터 경찰조사를 받았다.

전날 오후 7시 25분께 안산시 상록구의 2층짜리 상가건물 2층 실용음악학원에서 난 불로 이씨 등 2명이 숨지고 수강생 6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8명의 인명피해와 4천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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