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조업 포기 속출’…북한 GPS 교란, 동해안 어민 불편

‘조업 포기 속출’…북한 GPS 교란, 동해안 어민 불편

입력 2016-04-01 13:40
업데이트 2016-04-01 13:4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위치를 알 수 없으니 조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일 날이 새자 강릉 항에서 조업을 나섰던 어민 홍모(63) 씨는 북한의 위성항법장치(GPS) 교란전파 발사로 차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항해 장비인 GPS 플로터가 먹통이 되자 조업을 포기하고 귀항해야 했다.

GPS 플로터는 지도상에 GPS 위치확인이 가능한 항해장치다.

통발로 골뱅이를 잡는 홍 씨는 GPS 플로터에 입력해 놓은 통발 위치를 북한의 전파교란으로 먹통이 되면서 위치를 찾을 수 없게 되자 할 수 없이 조업을 포기한 것이다.

화면만 뜰뿐 작동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났다.

홍 씨처럼 동해안에서는 북한의 위성항법장치 교란으로 어민들이 조업 포기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요즘 어선은 운항과 조업을 대부분 GPS 플로터에 의존하고 있어 먹통이 될 경우 조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곳에는 위도와 경도, 그물 위치, 운항 방향 등 조업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입력해 놓고 있어 먹통이 되면 넓은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배의 위치도 모르고 그물 위치도 찾지 못하게 되는 것.

특히 이날 새벽 일찍 캄캄한 밤에 조업을 나섰던 어선들은 망망대해에서 위치를 찾지 못해 해가 뜰 때까지 한동안 애를 먹기도 했다.

캄캄한 곳에서 GPS 플로터 없이 섣불리 움직이면 어선끼리 충돌할 수 있고 곳곳에 있는 양식장이나 설치해 놓은 그물의 위치를 몰라 충돌이나 훼손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가까운 연안에서 조업하는 어선은 맨눈으로 조업이 가능해지는 날이 새자 다시 조업을 나서기도 했다.

대게잡이 어선인 일출호 선장 박영도(60) 씨도 오전 4시 20분께 주문진항을 나섰다가 운항 10분 만에 먹통이 돼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주문진항 내에서는 GPS 플로터가 작동했지만 0.5마일 정도 나가자 아예 먹통이 되고 4∼5초씩 잠깐 작동되다 또다시 먹통이 되기 일쑤여서 전통방식인 나침반으로 그물을 놓은 위치까지 8마일가량을 눈뜬장님처럼 찾아갔다”라고 말했다.

눈으로 일일이 다 확인하면서 운항을 하고 조업을 해 시간은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소요됐다.

이날 주문진항에서 출항한 어선의 60% 이상이 대부분 조업을 포기하고 조기 귀항했다.

바다에서는 주변에서 조업하는 5∼6척의 어선끼리 무전기, 휴대전화 등을 통해 상황을 교류하면서 도움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경과 어업정보통신국은 어선이 안전조업에 더욱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