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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균 검출 외국선박 국내 활개…검역망에 구멍

병원균 검출 외국선박 국내 활개…검역망에 구멍

입력 2016-04-01 08:25
업데이트 2016-04-0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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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균 검출결과 통보 지연…대산항→여수항→평택항→울산항 2014년에만 병원균 검출 선박 66척

병원균이 검출된 외국선박이 국내 머물면서 소독 등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여러 항구를 옮겨 다닌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해외 유입 감염병을 차단하는 최일선 국가검역망에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와 국립검역소에 대한 감사결과, 2014년도에 감염성 병원균 검출선박에 대한 사후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2014년 국립검역소들이 선박가검물 검사결과를 어떻게 조치했는지 실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 군산검역소는 중국에서 출발해 2014년 8월 18일 대산항에 입항한 A선박에서 채취한 변기 오수 등 가검물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V.V)과 장염비브리오균(V.P)을 그해 8월 22일 동시에 검출했다. 군산검역소는 같은 날 검역전산망(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에 입력했지만, 검출결과는 8월 26일에야 선박대리점인 B해운㈜에 통보했다.

그사이 해당 선박은 병원균 검출결과를 통보받지도 못하고 비브리오패혈증균과 장염비브리오균을 실은 상태로 국내 여수항(8월 19일)→평택항(8월 24일)→울산항(8월 26일)을 경유해 승무원을 각각 변경하고 8월 28일 다시 대산항으로 돌아왔다가 8월 31일 일본으로 떠났다.

비브리오패혈증균과 장염비브리오균은 살모넬라균과 함께 ‘제1군 감염병 병원균 외 병원균’으로 지정돼 있다.

국립검역소는 이들 균이 검출되면 즉시 검역 전산망에 입력하고 해당 선박의 선장에게 병원균 검출결과를 통보해 감염병 방지 방법 등을 지도해야 하는데, 늦게 통보하는 바람에 아무런 조치도 없이 국내 항구 곳곳을 다닌 것이다.

감사결과, 이처럼 병원균을 실은 채 국내 체류하면서 다른 검역장소로 이동한 ‘병원균 검출선박’은 2014년 한 해 동안 총 66척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입항했다가 이미 외국으로 출항해버려 사실상 감염병 방지 등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립검역소가 병원균 검출결과를 뒤늦게 선박대리점에 통보한 ‘출항 이후 통보사례’도 총 206건에 달했다.

국립검역소는 항공기, 선박 등의 운송수단에서 검역 병원균이 검출되면 즉시 검역 전산망에 입력해 검출 이후 해당 선박이나 항공기의 기항지를 관할하는 검역소에서 지도, 감독 등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8개 국립검역소가 병원균 검출 건수 대비 지연 입력한 비율이 50%는 넘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검역 감염병 검출결과를 검역 전산망에 입력하는 실태도 부실했다.

복지부는 병원균 검출선박이 검출결과를 통보받은 날까지 국내에 머물고 있으면, 다음 기항지 관할 검역소가 감염병 전파 방지를 위한 소독실시 등의 검역조치를 이행했는지를 확인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질병관리본부와 국립검역소에 지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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