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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인천공항] “신이 처벌” 아랍어로 협박 메모…폭발물 담은 화과자 상자 추적

[뻥 뚫린 인천공항] “신이 처벌” 아랍어로 협박 메모…폭발물 담은 화과자 상자 추적

김학준 기자
김학준 기자
입력 2016-01-31 22:38
업데이트 2016-02-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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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팀 꾸려 용의자 수사

“문법 틀려… IS 모방 범죄 가능성”
화장실 지문 19점 채취해 분석


인천국제공항 폭발물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과 폭발물 상자의 출처 등을 확인하며 용의자를 쫓고 있다.

31일 경찰은 부탄가스 등이 부착됐던 ‘화과자 상자’를 유력한 추적 단서로 보고 구입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화과자 상자 등에서 유의미한 지문 19점을 채취해 분석하는 등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폐쇄회로(CC)TV와 탐문 수사 등으로 용의자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폭발물은 위력이 거의 없는 조잡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화과자 상자 겉 부분에는 ‘C’EST SI BON’이라는 상표가 큰 글씨로 적혀 있다. 상자 크기는 가로 25cm, 세로 30cm, 높이 4cm다. 이 화과자는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 P사가 ‘오색정과’라는 이름으로 생산하는 제품이다.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된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도 입점해 있다.

경찰은 이 베이커리 업체를 상대로 해당 제품 포장 상자의 생산 연도와 주요 판매처를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용의자는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 50여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폭발물 의심 물체를 설치한 용의자를 쫓고 있다.

또 폭발물 상자에서 부탄가스 등과 아랍어로 된 경고성 문구가 담긴 메모지가 발견돼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테러와의 연관성 수사도 이어졌다. 메모지에는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다. 신이 처벌한다”라는 글이 아랍어로 적혀 있었으나 경찰은 아랍어 문법이 전혀 맞지 않는 점 등으로 미뤄 모방 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IS 등 테러조직과의 관련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오후 4시쯤 “인천공항 C입국장 옆 남자 화장실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문제의 종이 상자 겉 부분에는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ml짜리 생수병 1개가 테이프로 감겨 부착돼 있었다.

한편 같은 날 오전 7시 20분쯤 인천공항 자동출입국심사대 문을 강제로 열고 밀입국한 베트남인 A(25)씨의 행방을 당국이 쫓고 있지만 이틀째 오리무중이다. A씨는 3주일 전인 지난달 8일에도 인천공항에서 입국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입국 거부로 국내에 들어오지 못했다. 당국은 A씨의 도주 예상 경로가 될 만한 버스터미널과 지하철 환승역, 기차역 등지의 CCTV를 우선 분석할 계획이다. 또 서울과 지방의 베트남인 밀집 지역에서 탐문도 하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6-02-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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