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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또 불발된 제4이통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또 불발된 제4이통

입력 2016-01-29 15:49
업데이트 2016-01-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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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안정성 미비가 또 ‘발목’…알뜰폰과 영역 중복 가능성도 부담

“‘혹시나’ 했으나 이번에도 ‘역시나’였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9일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신청한 세종모바일, 퀀텀모바일, K모바일 등 3개 법인 모두에 부적격 판정을 내림으로써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은 네 번째 이동통신 사업자가 탄생하지 못했다.

이는 통신업계에서는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과거 6차례 심사에서부터 정부가 가장 중요시 평가한 항목이 재무 건전성이었는데, 이번에도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의 참여가 무산된 채 중소업체들만 나선 터라 정부의 허가 문턱을 넘는 사업자가 나오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동안도 중소 사업체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2010년을 시작으로 제4이동통신 사업에 6차례나 도전했으나 불안정한 재정,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능력 미흡 등의 이유로 번번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려면 최소 4조∼5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이번에 제4이동통신에 신청한 3개 법인의 자본금은 가장 많은 업체조차 1조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이동통신 3사가 과점하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경쟁을 촉진, 소비자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이번에는 ▲ 주파수 우선할당 ▲ 단계적 전국망 구축 및 로밍 허용 ▲ 접속료 차등 등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을 약속하며 제4 이동통신 탄생에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부로서는 내심 안정적 재무 구조를 갖춘 대기업들이 제4이동통신 후보로 나서주길 바랬으나 이동통신 3사의 매출이 작년에 사상 처음 동반 후퇴하는 등 시장이 포화에 이른 상황에서 수조원 대의 막대한 초기 투자금이 들어가는 제4이통에 선뜻 나서겠다는 기업은 나오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후발 사업자인 LG유플러스조차 수년간 적자를 보다가 LTE로 완전히 전환한 최근에서야 겨우 이익을 내고 있다”며 “이동통신 사업 특성상 초기에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투자가 필요해 수익성을 중시하는 사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제4이동통신을 허용할 경우 소비자 통신비 인하를 위한 정부의 또 다른 주력 정책인 알뜰폰 사업과의 중복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도 정부에게는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업계는 제4이동통신 출범 시 기존 3사가 경쟁할 때보다 망 도매대가 등이 더 저렴해질 가능성도 있으나 제4이통이 기존 3사보다 더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고객몰이에 나설 경우 알뜰폰 업계의 경쟁력만 훼손되는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4번째 이동통신 업체 출범 시 점유율이 떨어져 타격을 입을 것이 명확한 이동통신 3사 역시 “제4이통은 초반 포지셔닝에 있어 기존 알뜰폰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소형 알뜰폰 업체들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며 신규 업체 등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알뜰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존 이동통신 3사에다 알뜰폰 사업자까지 시장에 진입해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하는 상황이어서 제4이통사의 필요성은 그리 크지 않다”며 “정부가 통신비 절감을 위해 알뜰폰과 제4이동통신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는 이도 저도 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당에서도 작년에 ‘정부의 제4이동통신사업자 신규 진입 정책 평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고 “성장기가 아닌 포화시장에서의 신규 사업자 진입은 중장기적으로 산업 전반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제4이동통신을 둘러싼 환경은 추진 단계부터 우호적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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