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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두증 공포 확산’ 중남미 여성들 낙태 고려·출산 포기 속출

‘소두증 공포 확산’ 중남미 여성들 낙태 고려·출산 포기 속출

입력 2016-01-29 09:40
업데이트 2016-01-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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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불법 낙태 수술 우려…중남미 대다수 국가서 낙태 금지

신생아에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에 중남미 여성들이 출산을 포기하거나 낙태를 고려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각국 정부가 임신을 피하라고 권고하면서 많은 중남미 여성들이 아예 출산을 포기하거나 불법 낙태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살바도르의 마리아 엘린다 구즈만(30)은 아기 갖는 것을 간절히 원해 여성병원에서 임신 촉진 치료까지 받았지만, 현재는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자신의 꿈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피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카 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되고 안전한 시기가 올 때면 자신이 나이가 너무 들어버릴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중남미의 대다수 국가에서 낙태가 불법이거나 엄격히 제한된다는 점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의사와 보건 전문가들은 임신 초기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 진단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중남미 여성들이 불법 낙태 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임 및 낙태 지지단체인 구트마커 연구소(Guttmacher Institute)는 2008년 한 해 동안 중남미에서만 440만 건의 낙태가 있었고 이 중 95%가 은밀하고 위험한 조건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소두증 의심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브라질 역시 강간으로 인한 임신, 산모의 목숨이 위험한 경우, 태아의 무뇌증 기형 등의 이유를 제외하고는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현재 소두증을 낙태 허용 범위에 넣는 것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의 한 가임기 여성은 “(임신한다면) 내가 무엇을 할지 말할 수 없다”며 “여전히 낙태는 불법”이라고 말했다.

중남미 임신부들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공포에 떨며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에콰도르의 고산 지대에 사는 한 임신부는 지카 바이러스가 해발 1천800m 이상에서는 활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신 기간에 평지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임신부들과 가임기 여성들이 자체적으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항하기에는 중남미의 상황이 열악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이미 방충제가 동났으며 수도 시설이 낙후돼 물을 항아리에 받아 놓으면서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의 잠재적 서식처를 공급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한 임신부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정부의 검진을 막연히 기다리고만 있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여성 병원의 카를로스 아마야 캄포스 박사는 6개월 동안 피임을 충실히 하고 상황을 지켜보자며 이미 임신한 여성은 긴 소매를 입고 모기 방충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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