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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통장만 ‘만지작’…“누리과정비 언제 나오나”

월급통장만 ‘만지작’…“누리과정비 언제 나오나”

입력 2016-01-25 13:38
업데이트 2016-01-2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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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대란 속 월급날 맞은 사립유치원들 한숨만경기도교육청 “사립유치원 ‘차입 불가’” 입장 고수

누리과정(만 3세∼5세 무상보육) 예산 미편성에 따른 보육대란 속에 인건비 지급일을 맞은 25일 경기지역 사립유치원 곳곳에서 월급을 주지 못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설마하던 교사들은 끝내 월급을 못받게 되자 한숨을 내쉬며 크게 낙심한 모습이며, 일부 원장들은 유치원 인가 반납까지 고려하는 등 보육대란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5일 오전 수원의 A사립유치원 교사 이모(45·여)씨는 급여가 들어오지 않은 월급 통장만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준예산 사태가 초래된 1월 초부터 예상은 해온 터였지만, 지난 10년간 단 한번도 월급이 안나온 적이 없었기에 교사들의 충격이 더 컸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아픈 부모님을 봉양하거나 맞벌이로 가장 역할을 하는 교사, 결혼 준비를 하느라 한푼이 아쉬운 교사 등이 월급 미지급으로 동요하고 있다”며 “보통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1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월급이 계속 나오지 않으면 일을 그만둬야 할 판”이라고 애타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운전기사나 조리사 등 교직원으로 분류돼 있는 비정규직 교원들에게는 월급 안나온다는 말도 못하고 있다”며 “교사마저 월급을 못받는 사실을 알면 그 분들이 대거 유치원을 나갈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수원의 B사립유치원 원장 박모(54·여)씨는 앞서 지난 22일 교사들을 모아놓고 월급을 미룰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다.

교사 7명, 운전기사 2명, 조리사 1명 등 10명의 직원 인건비로만 2천500여 만원이 필요하지만, 누리과정비가 단 한푼도 지급되지 않아 내리게 된 결정이다.

박씨는 “누리과정비가 없어 은행 차입을 알아봤지만, 교육청에서 받아들여주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며 “2월까지 보육대란 사태가 지속되면 유치원 인가를 반납할 생각도 있다. 누리과정비 없이 더 이상 유치원 운영은 어렵다”고 털어놨다.

경기지역 사립유치원은 지난해 말 기준 모두 1천71곳으로, 1만213명의 교원이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 사립유치원은 누리과정비를 지원받아 전체 운영비의 70%에 달하는 인건비를 충당해왔다.

그러나 인건비 지급일인 25일 현재까지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에 따른 보육대란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각 사립유치원은 월급 체불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반면 공립유치원의 월급은 이미 차질 없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역 1천108곳의 공립유치원 교원 2천382명은 교육공무원으로 분류, 지난 17일 공무원 월급날에 월급을 모두 받았다.

어린이집은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다.

유치원과 달리 학부모가 매월 15일께 아이행복카드로 보육비를 결제하면 그다음 달 20일 이후 해당 카드사에 보육비가 지급되는 방식이어서 1월분 보육료가 정산되기까지는 한 달 이상 여유가 있다.

즉 카드사가 대금을 선납하는 구조로, 2개월간 대납도 가능해 당장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더욱이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두 달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혀 31개 시군이 모두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송기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 수석부회장은 “경기도교육청은 사립유치원 차입에 대한 지급보증은 커녕 원장들의 신용대출을 통한 차입도 금지하고 있다”며 “교사 월급을 주지 못하는 유치원이 많지만,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는 아무런 공문도 내려온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오후 긴급 월례회의를 열어 유치원 운영비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학부모 부담금을 활용해 일부 월급을 지급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따라 사립유치원의 차입은 불가하다. 상환이 불확실한 데다 보육대란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며 “사립유치원들의 열악한 사정을 감안, 교사 1인당 51만원의 처우개선비는 각 교육지원청으로 내려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 “보육대란에 따른 설명자료를 만들고 있으며 조만간 각 사립유치원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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