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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머리이식 성공 아니다…‘신경연결’이 관건”

“원숭이 머리이식 성공 아니다…‘신경연결’이 관건”

입력 2016-01-22 16:21
업데이트 2016-01-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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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의대 김시윤 교수 “쥐 실험으로는 성공…머지않아 사람도 가능할 것”

중국 의료팀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머리를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연구에 참여한 한국의 과학자는 연구성과가 다소 과장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건국대 의과대학 줄기세포교실 김시윤 교수는 22일 연합뉴스와 가진 통화에서 “동물이든, 사람이든 머리이식 수술이 성공한 것으로 보려면 혈관이식과 함께 신경연결이 모두 이뤄져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번 수술은 혈관이식만 이뤄져 머리 이식수술이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수의과학대학 출신으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경 재생 연구 분야의 전문가다. 이탈리아의 신경외과 의사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가 2013년 사람 간 머리 이식이 가능하다고 발표한 논문을 본 뒤 카나베로 박사에게 이메일을 보내 뜻이 맞아 연구팀에 참여하게 됐다.

현재 카나베로 박사팀이 궁극적으로 계획하는 사람 간 머리이식은 카나베로 박사가 실험 전체를 진두지휘하고, 중국 하얼빈의대 런샤오핑(任曉平) 연구원이 혈관이식을, 김시윤 교수가 신경연결을 각각 맡은 형태다.

김 교수는 “이번 원숭이 머리이식은 사람 간 머리이식에 앞서 이식이 성공할 가능성을 본 수준”이라며 “혈관만 이식하고 신경기능의 회복 가능성이 없자 결국 원숭이를 안락사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원숭이 실험의 성공 여부를 떠나 사람 간 머리이식이 수년 내에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그 근거로 이미 쥐 실험에서 이런 성공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점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신경을 끊었다가 재연결했을 때 신경전달과 기능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끊었던 신경을 다시 연결하고 전기생물학적인 신호를 대뇌에 주자 다리의 신경에서 이런 신호전달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단독으로 수행한 이런 연구결과는 별도의 국제학술지에 실리는 게 확정돼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그는 선천성 척수근육위축증으로 근육 성장이 멈춰 머리이식 수술을 받겠다고 나선 러시아의 컴퓨터 엔지니어인 발레리 스피리도노프(30)도 이런 신경이식 기술이 적용돼야만 수술이 최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경추신경 속 미세 신경을 모두 이어붙이는 게 아니라 신경다발만 통째로 연결하는 만큼 실제 신경기능이 회복되기까지는 상당기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김 교수는 내다봤다. 이 과정에 줄기세포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머리 이식이 불러온 윤리적인 논란에 대해서는 과학자로서의 본분에만 충실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과학자로서 머리이식 수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연구에 동참했을 뿐”이라며 “런샤오핑 연구원이 2월 중순 하얼빈에 돌아오는 대로 추가 연구계획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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