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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음란사이트 운영자 알고보니…‘경악’

아동 음란사이트 운영자 알고보니…‘경악’

입력 2016-01-22 15:35
업데이트 2016-01-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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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익명의 네트워크에서 암약하는 아동성애자를 추적·검거하고자 아동 음란 사이트를 직접 운영해 함정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그간 아동성애자를 음란사이트로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해당 사이트에 가짜 링크를 거는 전략을 펴 온 FBI가 비록 단기간이지만 남몰래 아동 음란사이트를 운영했다는 점을 볼 때 함정 수사의 기법이 더 치밀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FBI는 지난해 2월 20일부터 3월 4일까지 워싱턴D.C 외곽의 본부에서 아동 음란사이트 ‘플레이펜’(Playpen)을 운영했다.

음란 사진과 동영상 2만3천 장이 유포된 이 사이트에 등록한 플레이펜 회원 중 21만5천명 중 이 기간 10만 명이 사이트를 방문했다.

악성 소프트웨어를 심어 방문 접속자의 IP를 추적한 FBI는 약 1천300명의 소재를 파악해 137명을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USA 투데이는 2012년 이래 FBI가 최소 세 차례 이상 짧은 기간 음란사이트를 운영했다면서 범죄자 추적을 위해 아동 성적 학대 피해자의 영상이나 사진을 공중에 유포하지 않던 FBI가 전략을 수정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음란 사이트인 플레이펜이 2014년 8월 이래 온라인에서 사라진 것을 유심히 지켜본 FBI는 기존의 웹브라우저로는 접근할 수 없어 범죄에 악용되는 ‘다크 웹’(dark web) 수면 아래로 잠적한 사실을 확인했다.

토르(Tor)와 같은 익명의 네트워크에서는 암호화 처리로 정보를 주고받는 이들의 신원을 좀처럼 추적할 수 없다.

끈질긴 추적으로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 있던 플레이펜의 서버를 찾은 FBI는 이 컴퓨터 서버를 지난해 2월 아무도 몰래 버지니아 주 뉴잉턴의 자체 시설로 옮겼다.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던 이용자들은 평소처럼 사이트에 접속해 아동 음란 동영상과 사진 등을 내려받다가 결국 꼬리를 밟혔다.

FBI는 사이트 운영 기간 이용자에게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은 채 IP 추적에 필요한 악성 소프트웨어만 설치했다.

FBI는 2012년에도 네브래스카 주에서 아동 음란 사이트를 운영하던 이들을 검거하고 나서 서버를 자체 시설로 옮겨 범죄자 체포에 활용했다.

FBI를 비롯한 수사 당국은 익명 네트워크는 추적이 어려운 ‘범죄자들의 천국’이라면서 이런 식이 아니고선 아동성애자들을 법으로 단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 법대교수인 엘리자베스 조는 “정부 기관의 수사와 범죄의 차이가 모호해졌다”면서 “이런 함정 수사가 최고의 방법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누구인지, 누가 이것으로 득을 보는지 알 필요가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함정 수사로 붙잡힌 의뢰인을 변호하는 콜린 피먼도 “이번 FBI의 수사 방식은 단순 마약 복용자를 잡고자 모든 이웃을 헤로인의 홍수에 몰아넣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수사 무효를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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