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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행 피란길서 ‘성 노리개’ 전락한 시리아 난민 여성들

유럽행 피란길서 ‘성 노리개’ 전락한 시리아 난민 여성들

입력 2016-01-03 21:28
업데이트 2016-01-0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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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거의 모든 남성이 나빠요.”

어린 세 딸을 데리고 독일에 도착하기까지 지옥같았던 14개월의 피란길을 되새기며 시리아 출신 난민 여성 사마르(35·여)가 입을 열었다.

그는 “난민 브로커가 성관계를 요구했고 거절했더니 그날 밤 그가 겁탈하려고 쳐들어왔다”며 끔찍했던 경험까지 털어놨다.

전쟁과 폭력으로 물든 시리아를 떠나 유럽 대륙으로 몰려드는 난민들이 대개 브로커들의 착취와 험난한 바닷길 등으로 무수한 위험에 직면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난민들 중 여성의 경우에는 사마르처럼 성적 착취라는 추가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편을 밀입국시켜주는 대가로 브로커들에게서 성관계를 강요받는가 하면, 성관계 요구를 거절했다가 헝가리 교도관으로부터 의식을 잃을 때까지 구타당한 여성 난민도 있었다.

피란길 시리아 여성들을 노리는 ‘검은 손’은 동료 난민, 친인척, 난민 밀수업자들은 물론 유럽의 경찰까지 포함돼 있다.

시리아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던 난민 여성 에스라아 알호라니는 매일밤 남성난민들에게 성폭행을 당하지 않으려고 소년으로 분장한 채 잠들었다.

그는 “난 두들겨 맞거나 강도를 당하기만 했다”며 그래도 자신은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인 그리스의 한 난민촌에서는 성인 남녀와 어린이들이 모두 한 공간에서 잠을 자면서 생활해 이런 위협을 키우고 있다.

자국에서도 강제결혼과 인신매매 등의 성적학대를 겪었던 시리아 난민 여성들이 이제는 성적 위협으로 가득찬 피란길에 오르는 셈이다.

사회복지사와 심리상담사들이 독일에 새로 건너온 여성 난민들을 돕고 있지만 이들의 정신적 외상 치료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지난해 유럽에 도착한 100만 명 이상의 난민 중 남성 난민의 수가 여성보다 3배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현재까지 여성 난민에 대한 성적 학대 실태에 관한 신뢰할 만한 통계는 없다.

독일 서베를린 난민센터의 주자네 회네 심리치료사는 “(여러 복합적인 사정 때문에) 쉬운 해결책이 없다”며 “(난민) 여성을 돕고 싶으면 (난민) 남성도 도와야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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