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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와 결별’은 같지만, 2007년 탈당과 다른 점 더 많아

‘친노와 결별’은 같지만, 2007년 탈당과 다른 점 더 많아

입력 2016-01-03 16:47
업데이트 2016-01-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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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김한길 탈당…2007년 ‘23명 무리’ vs ‘이번엔 혼자’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의원의 3일 탈당으로 제1야당의 분당 사태가 가속화되면서 집단탈당과 각 세력의 제3지대 ‘헤쳐모여’로 귀결됐던 2007년 열린우리당 해산 사태가 오버랩된다.

그러나 김 전 대표의 이번 탈당은 9년 전인 2007년 2월6일 1차 탈당 때와 비슷한 점 못지 않게 다른 점도 적지 않다.

◇“친노 세력과는 결국 같이 못해”? = 그 때나 지금이나 관통하는 키워드는 ‘친노 세력’과의 결별이다.

김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지지도가 바닥을 치던 당시 ‘탈(脫) 노무현’, ‘탈 열린우리당’을 내세워 탈당을 감행했다.

이번에도 김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 등 친노 진영을 패권주의 세력으로 규정, 탈당 선언문에서도 “애오라지 계파이익에 집착하는 패권정치의 틀 속에 주저앉아 뻔한 패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2007년 대선, 올해 총선 등 대형 선거를 앞두고 어두운 선거 전망 속에 진영 전체가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상황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기존의 질서를 재편해야 한다는 게 공히 추동력이 됐다.

◇집단탈당과 ‘나홀로 탈당’ = 그러나 당시에는 22명을 거느리고 결행한 집단탈당이었다면, 이날 탈당은 동반탈당자 없이 ‘단출하게’ 이뤄졌다.

당시 김 전 대표를 포함한 23명의 의원은 탈당과 함께 독자적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즉각적인 연쇄탈당은 없었다.

2007년 당시 김 전 대표와 탈당을 결행한 의원들 가운데 현역 의원은 이종걸 변재일 우윤근 노웅래 전병헌 주승용 의원 등 6명으로, 지금은 행보가 제각각이다.

이 가운데 주 의원(전남 여수을)은 오는 13일 탈당하기로 사실상 거취를 정한 상태이며, 수도권의 노웅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장은 당내에서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다”고 탈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현재까지는 탈당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당 안팎에서는 그 여전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제1야당 원내사령탑을 맡고 있는 만큼 탈당을 하더라도 ‘마지막 순간 문을 닫고 나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전병헌 최고위원, 우윤근 의원은 잔류파이며, 변재일 의원도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탈당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밖에 현재 김한길계 중 이미 탈당한 인사는 최재천 권은희 의원 정도이며, 수도권 정성호 의원은 “탈당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최원식 의원의 경우 탈당 여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2007년 ‘도원결의’가 이뤄졌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집단탈당 형태가 연출되지 않은데는 무엇보다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의원들의 정치여건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각각의 지역구 사정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특히 박빙의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의 경우 탈당 즉시 더민주의 ‘맞불공천’이 예상되는 현실적 상황 등으로 인해 쉽게 움직이기 어려운 형편이다.

한 핵심인사는 “2007년에는 대선을 앞두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훨씬 자유로웠지만, 각자의 목숨줄이 달린 총선을 앞두고는 집단적으로 탈당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인사는 “처음부터 자유의사에 맡긴다는 분위기였다”며 “특정인이 공천을 담보해줄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전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동반탈당 문제와 관련, “다른 분들과 탈당하자고 협의한 적 없다”며 “당적에 관한 부분은 각 국회의원들의 고독한 결단이 따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를 구심점으로 하는 친노세력이 공고한 결속력을 과시해온 것과 달리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한 채 ‘여집합’ 성격이 강한 비주류가 이번에도 ‘모래알 집단’의 한계를 보여주지 못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탈당 이후 경로도 차이 = 2007년과 이번은 탈당 이후 ‘경로’에서도 차이가 있다.

김 전 대표는 2007년 당시 제3지대에서 ‘중도개혁통합신당’의 깃발을 들고 박상천 민주당과 ‘소(小)통합’을 통해 중도통합민주당을 창당한 뒤 박상천 민주당 세력과의 결별을 거쳐 그해 8월 제3지대 신당이었던 대통합민주신당에 다시 합류했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표는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뒤 중도개혁통합신당, 중도통합민주당을 거쳐 대통합민주신당에 이르기까지 6개월간 4차례나 당적이 바뀌는 진기록도 세우게 됐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야권재편의 주도적 역할을 자임한다는 점은 1차 탈당 때와 같지만 이번에는 제3지대에 머무르기 보다는 오는 10일 안철수 신당 창준위에 합류하는 등 안 의원측과 조기에 결합해 안철수 신당을 중심으로 한 지형 재편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당시에는 대통합을 전제로 한 ‘새판짜기’ 성격이 강했다면, ‘창조적 파괴’로 대변되는 새 정치질서 구축을 내세운 김 전 대표의 이번 최종 귀착지가 친노 세력까지 포함하는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야권 주도세력의 교체’를 강조해온 김 전 대표는 실제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과정을 회고하면서 2번 ‘통합’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빼고는, 향후 비전을 말하는데 있어 ‘통합’이라는 표현을 한번도 쓰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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