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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군 연말부터 자체치안 시작

아프간군 연말부터 자체치안 시작

입력 2010-01-29 00:00
업데이트 2010-01-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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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내 아프간군 스스로 치안 유지”…“유엔, 탈레반 측과 사전접촉”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일부 지역의 관할권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제안보지원군(ISF)으로부터 넘겨받는 등 자체적인 치안유지 활동에 나선다.

 또 장기화되고 있는 아프간 사태를 풀기 위해 탈레반 지도자들도 참석하는 대규모 아프간 부족 회의가 열린다.

 세계 70개국 외교장관들은 28일 런던에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아프간 사태 해결을 위한 이 같은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브라운 영국 총리와 반기문 총장이 지난해 11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아프간 사태 해결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자고 제안해 성사됐으며, 아프간 정부가 장기화되고 있는 사태를 풀어나가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고 국제 사회가 지원방안을 논의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아프간 군경, 국제안보지원군 확대

 아프간 정부는 자체 군 병력을 내년 말까지 17만1천600명 수준으로 늘리고 경찰 병력도 13만4천명으로 늘려 전체 치안 유지 규모를 30만명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를 통해 아프간 정부는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교전이 치열하지 않은 지역부터 국제안보지원군으로부터 관할권을 순차적으로 넘겨받게 된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와 관련, “5년 이내에 아프간 스스로 치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수년 동안 국제안보지원군의 주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아프간군 교육 훈련을 위해 미군 3만명, 기타 주둔군 9천명을 증파해 국제안보지원군 규모를 13만5천명으로 유지키로 했다.

 ◇탈레반 유화책 추진

 아프간 정부는 이와 함께 탈레반 단순 가담자를 사회에 복귀시키기 위해 일자리와 재정적인 유인책을 제공하고 이탈자들을 탈레반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등의 유화책을 추진키로 했다.이와 관련해 탈레반 지도부는 이미 1월 초에 유엔 측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대원의 경우 무장해제를 선언한 단순 가담자에 한해 받아들일 방침이며, 유화책 가운데에는 특히 피신 중인 탈레반 지도자까지 참석하는 대규모 아프간 부족회의를 열어 화합을 모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아프간 정부는 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아프간의 부패 상황을 3개월 이내에 평가하고 감시하는 활동을 벌이는 등 강도 높은 부패 척결 작업을 진행도 계획이다.

 아프간 측은 유화책 실행에 1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런던 회의에 참석한 오마르 자킬왈 재무장관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정확한 소요 비용을 알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수행해온 전쟁 비용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3년간 10억달러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탈레반, 유엔과 사전 접촉”

 특히 탈레반은 이번 회의에 앞서 아프간 정부가 제안한 유화책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유엔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28일 익명을 요구한 유엔 관계자를 인용해 탈레반 지도부가 지난 8일 두바이에서 카이 에이데 유엔 아프간 대표와 비밀리에 회동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번 회동이 탈레반 측이 먼저 요청해 성사됐다며 “유엔이 유화책과 관련해 탈레반과 초기접촉을 했으니 아프간 정부가 이 기회를 공고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엔 아프간 대표부는 이런 내용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 국제기구는 대 아프간 지원 규모를 아프간 정부의 부패 척결 정도와 연계하키로 의견을 모았다.

 참가국들은 이러한 계획을 이행하는데 필요한 기금으로 우선 1억4천만 달러를 조성하기로 했으며, 하반기에 카불에서 2차 회의를 열어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 탈레반, 런던회의 일축

 한편, 탈레반 측은 이번 회의를 서방의 선전 전술이라고 일축했다.

 미국의 테러감시단체 SITE는 아프간 탈레반이 인터넷 성명을 통해 회의가 결과를 도출하는데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SITE가 인용한 인터넷 성명에서 탈레반은 “미국과 영국의 지휘 아래 전쟁을 획책하는 자들은 런던 회의를 열어 세계인들을 기만하려고 한다”면서 “아프간에 대한 군사·경제·문화·정치적 점령을 연장하는 차원에서 결정이 내려진다면 이 회의는 기존의 다른 여러 회의들처럼 거짓 약속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또 “미국을 비롯한 침략자들이 군사적 접근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매우 비탄스러운 일”이라며 추가 경제 손실과 인명 피해를 원하지 않는다면 아프간에서 즉시 철수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간 정부의 유화책에 대해서도 “돈과 일자리, 편안한 삶을 제공하겠다고 한 것은 허황되고 무익한 것”이라며 “무자헤딘의 목적이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었다면 전쟁 초기단계에 이미 굴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美 알카에다.탈레반 재정네트워크 공략 강화할듯

 미국은 런던 회의와 별도로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흘러드는 자금을 옥죄는 작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의 데이비드 코언 테러자금담당 차관은 외교협회(CFR)에 보낸 사전 발표문에서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차단하는 작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조직을 재정적으로 약화시키면 아프간 정부를 전복하고 테러리스트를 훈련시키는 작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그들의 재정네트워크를 계속 공략하면 국가안보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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