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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또 꺼내든 北의 ‘通美封南’

[뉴스&분석] 또 꺼내든 北의 ‘通美封南’

입력 2010-01-29 00:00
업데이트 2010-01-2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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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틀째 포사격… 美엔 여행제한 해제

북한이 28일 서해에서 또 해안포를 발사했다. 하지만 전날과 달리 북방한계선(NLL)을 향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전면전을 원하지 않고 있음이 더욱 분명해진 셈이다. 전날 북한은 NLL로부터 북쪽으로 불과 2.7㎞ 떨어진 지점에 정교하게 포탄을 떨어뜨림으로써 충돌보다는 협상을 위한 압박 차원임을 시사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8일 연평도 우측 NLL 훨씬 이북의 북측 수역에 오전 8시10분과 오후 2시쯤 해안포를 쏘는 등 총 10여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NLL쪽이 아닌 북측 구역에서 사격한 것이므로 우리가 이렇다 저렇다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 “과거에도 동계훈련 기간에 이 정도 포사격한 사례가 많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초에도 연평도 북방에 있는 북측 대수압도 해상으로 1000여 발의 포사격 훈련을 했다.

한편으로 북한군은 전날 해안포 발사 와중에 유엔군 사령부와의 판문점 실무급 접촉을 통해 2005년부터 중단된 미군 유해발굴 재개를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또 2005년부터 유지해온 미국민에 대한 여행제한 조치를 해제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인 ‘아시아태평양 여행사’가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남측에 무력시위를 하면서 미국에는 대화 메시지를 보내는 전형적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이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북측을 자극하지 않고 이번 사태를 매듭지으려는 듯 자극적인 발언을 삼갔다. 한 당국자는 “남북관계를 감안해 ‘로키(low key·차분한 대응)’를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달 1일 개성에서 열리는 개성공단 실무회담에 나설 남측 대표단 명단을 이날 북측에 통보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포사격 변수가 발생했지만 예정된 회담은 진행한다는 기조에 따라 실무적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반면 북측은 아직 대표단 명단을 남측에 알리지 않고 있다. 또 우리가 금강산·개성 관광을 다음달 8일 개성에서 갖자고 역제의한 것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다. 한국과 미국은 ‘찰떡 공조’로 북한의 통미봉남 전술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한·미 군 당국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제24차 안보정책구상(SPI) 회의를 열어 북한의 해안포 사격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대중 정부는 북한 아시아태평양위원회를 당국으로 대우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아태위를 민간으로 규정하면서 노동당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며 “북한을 길들이려는 정부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아태위가 아닌 당국 차원에서 고(故) 박왕자씨 피격사건에 대한 사과를 할 경우 자존심을 굽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지연전술을 통해 남측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상연 김정은 박성국기자 carlos@seoul.co.kr
2010-01-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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